저희 동네는 병원이 참 많습니다.
대단지아파트가 많아서 그렇겠지만,
사람병원은 셀 수도 없고 동물병원도 세 곳이나 영업중인 지역이죠.
최근 동네 아파트 앞 동물병원이 대로변으로 확장이전했더군요.
세 곳 중 가장 구석진 위치의 병원이 이전한 건데요,
이전안내문을 붙인 후부터 눈여겨 보게 됩니다.
동물병원 확장이전시 소요된 비용은 아픈 반려동물의 가족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큰 건물이나 화려한 인테리어장식에 경계심을 갖게 되거든요.
지난주 임플란트 부작용을 다룬 한국방송의 [똑똑한 소비자 리포트]를 시청했습니다.
대부분의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거의 설명하지 않고
필요한 갯수를 넘는 과잉진료를 하는 현실을 고발한 내용이었는데요,
이처럼 병원이 인술을 펼치는 공간이 아닌,
돈을 좇아 영업하는 사업장이 된 것은 사람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골에서 찾아보기 힘든 동물병원을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손님이 되는 반려동물이 많아 수익성이 좋기 때문일 것입니다.
힘들게 공부해서 취득한 자격증을 자선사업에 사용하려는 사람은 성자가 아닌 한 보기 어렵습니다.
당당한 직업인으로 생계를 꾸리며 중산층이상의 삶을 꿈꾸는 것은 당연하므로,
수의사나 의사들이 인술보다는 상술, 영업에 뛰어드는 것을 비난만 할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히포크라테스가 놀랄 정도의 상행위를 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점이겠죠.
자신의 이름을 팔아 호위호식을 누리는 성직자들이 부활한 예수가 교회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는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의 내용이 떠오르는데요,
양심과 윤리보다는 상술에 힘을 쏟는 부류들이 많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질병이 생기면 아쉬운대로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사람과는 달리,
개나 고양이등의 반려동물은 치료비가 얼마가 되든 반려인이 전액을 부담해야 합니다.
같은 질병도 동물병원마다 치료비가 다르기 때문에 부르는 게 값인 현실에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소수의 반려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반려인들은 가슴이 무거워 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부담감에 책임감까지 망각하여 아픈 반려동물을 버리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해결은 커녕 더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게 됩니다.
며칠전 카라홈페이지에 갔더니 반려인 한분이 동물병원의 과잉진료와 비위생상태에 대한 글을 올렸더군요.
동물보호단체가 동물병원에 대한 관련조사를 실시하여 반려인들에게 도움되기를 기대하는 내용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동감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으리라 봅니다.
자금과 인력면에서 동물보호단체가 열악한 부분이 적지 않거든요.
때문에 먼저 양심적인 동물병원 추천코너를 홈페이지에 신설하여 회원들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반려동물의 권익에 관한 일은 동물보호단체가 해야 한다는 점에서 추진목록에 오르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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