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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사회이슈

벌초대행 인기유감


  추석이 다가오면서 벌초대행이 큰 인기라고 합니다.


20일 산림조합중앙회에 따르면 ‘산림조합의 벌초 대행 서비스인 '벌초 도우미' 올해 시행 건수(묘소 기준)가 지난해 보다 2천건 늘어난 2만 5천기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수가 도시민이 된 핵가족화의 심화가 가장 큰 이유겠지만,

현실적 이유는 벌초에 오가는 시간과 비용대비 효율성이라는 잣대로 보입니다.


문제는 벌초가 상품을 구입하듯 가격대비효율성으로 판단한 일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벌초는 추석 이전에 조상의 묘에 자란 잡초를 베고 묘 주위를 정리하는 미풍양속입니다.


장례와 제사를 중시한 유교문화속에서 조상을 섬기는 덕목의 연장선상에 있는 건데요,

삶에 바쁜 후손들에게는 일년에 한번하는 벌초조차도 직접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거죠.





  평소 제초기를 전혀 잡아보지 않은 후손들이 제초하다가 벌에 쏘이는 사고도 발생하고,

주말에 주차장이 된 도로를 오가며 직접 벌초를 하는 것도 사실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그럼에도 제사대행에 이어 벌초대행이 성행하는 것을 보면서,

효도의 의미를 되새기며 깊은 유감을 느끼는 사람이 저만은 아닐 것입니다.


효도까지 남에게 위탁하는 불손한 이 시대를 보며 박수칠 사람은 아마 없을 텐데요.

이미 매장된 조상묘소는 직접 벌초하는 것도 자식교육에 훨씬 좋을 것입니다.

멀리 해외여행도 다니는데 묘소 벌초는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죠.





  다행히 전통적으로 매장이 선호되었던 우리나라의 장례문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하면 필요에 따라 오랜 전통관습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거든요.


좁은 국토면적과 관리부담으로 한국의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변화중입니다.


20년 전만해도 불과 20% 수준이었던 전국의 화장률이 지난해 80%로 4배가량 증가했는데요, 

앞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지역은 이미 90%를 넘어선 것으로 보도되었더군요.


통계청의  `2015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호하는 장묘방법으로 「화장 후 자연장(수목장 포함)」이 45.4%로 가장 높고, 

「화장 후 봉안당(납골당)」 39.8%, 「매장」 12.6%, 「기타」 2.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자연장은 20대에서 60대까지 전 연령대가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더군요.


전체 응답자의 85% 이상이 화장 후 자연장과 봉안당을 장묘방법으로 선택하여 매장은 12.6%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70세 이상의 노인층에서만 전통문화의 영향으로 매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된 거죠.


후손과 좁은 국토에 부담주지 않고 더 빨리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화장’입니다.

삶에 연연하지 않고 훨훨 떠나는 마음의 준비가 매장선호를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