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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일상에서

아파트에서 생긴 일 10 화 - 기름값 하세요~

 

  전기시설관리업자와 계약을 체결한 며칠 후 업자가 왔습니다.


하얀 봉투를 꺼내 주면서 대표회장의 요구로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계약할 때 다른 것은 신경쓰지 말고 일만 열심히 해달라던 제 말이 무색해 진 순간이었습니다.

 

  가져오는 시간까지 지정했던건지 업자가 돌아가자 곧 대표회장이 올라오는 게 아닙니까~


어떠한 표정의 변화도 없이 당연한 듯한 어조로 업자가 돈을 가져왔냐고 묻더군요.

 

봉투를 건네주자 액수를 헤아려 보더니 일부 금액을 건네주면서 말합니다.

 

 

  "기름값이나 하세요."

 

 

 

 

 

 

  황당했지만 부임한지 한달 남짓한 대표회장과 뇌물문제로 다투는 것은 참 못할 일이더군요.
아파트 하자등 의논할 일이 많았고 회장은 결정권자로서 가장 중요한 대상이거든요.

 

안받겠다고 하니 억지로 권유하며 탁자에 놓고는 자기 몫을 챙긴 후 바로 나가는 회장!


왜 이렇게도 시험에 들게 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어요.

 

총무에게 즉시 업체에 전화하여 반환 조치하도록 부탁한 ,후 생각해 볼수록 참 기가 막히더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챙겨간 회장몫은 돌려줄 수 없어도 제 몫의 기름값은 돌려줄 수 있었다는 거죠.

 

 

 

 

 

 

  이 사건을 시작으로 시험에 들지 않으려는 의지로 회장과 잦은 다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원하지는 않았지만 소장직을 걸고 '표의 결투'를 해야 하는 참담한 상황까지 나아 갑니다.

자기 뜻에 따르지 않는 소장을 몰아내기 위해 회장이 결행한 표의 전쟁이 벌어진 것입니다.

 

다른 대표들의 지지 덕분에 계속 소장으로 재직하게 되었지만,
우리사회에서 청렴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실히 깨달았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중요한 직책에 있는 사람이 뇌물에 익숙할 때, 그것을 반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말이죠.

 

 

 

 

 

 

 

  업체로부터 뇌물이나 향응을 받게 되면 감독책임을 철저히 완수할 수 없게 됩니다.
사람의 정리라는 것이 뇌물을 준 사람에게는 비할 데 없이 부드러워진다고 하거든요.
그런 점을 노리고 업체들이 뇌물을 주고 받으며 부정한 상생을 도모하나 봅니다.

 

94년에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사고는 철저히 감리감독을 했다면 결코 발생하지 않았을 겁니다.
부정부패가 가장 많았던 건설계의 뇌물관행이 만든 사고라고 지금도 확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공무원과 국회의원등 공익과 관계되는 사람들의 뇌물수수는 철저히 처벌해야 합니다.
그들의 주머니에 들어가는 뇌물은 어디선가 비리가 행해지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