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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일상에서

말티즈, 보람이를 추모하다

 

  단오절인 6월 13일 오전 10시경,


11년을 함께 한 말티즈 보람양이 그네를 타고 떠났어요.

 

자궁에 혹이 있다며 치료한지 21일만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거죠.

 

자궁축농증이 우려되어 병원에 데려갔는데 수의사가 오진을 했나 봅니다.

 

약물치료가 전혀 효과를 보이지 않고 증상이 더욱 악화된

지난 11일에서야,
마지막 수단으로 수술을 해 보자고 하더군요.

 

  개복해보니, 가족이 예상한대로 '자궁축농증' 이었어요.


수의사의 말로는, 만성이라 기본적인 자궁축농증의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네요.

 

동물병원에 가려면 30분이상 차를 타고 나가야 하는 시골이지만,
그래도 가장 경험많은 수의사를 선택한 것인데, 참 안타까운 상황이 된 거죠.

 

 

 

 

 

 

 

수술후 이틀밤을 가족과 함께 괴로워하며 견딘 보람이는,
다음날 아침 수액을 맞으면서 마침내 생명의 줄을 내려 놓았습니다.

 

살면 기적이라는 수의사의 말을 듣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깊게 스며든 슬픔의 강에서 고개를 들 수가 없네요.

 

 

 

 

 

 

 


  많은 견종중에서 말티즈로 태어나 생후 2개월령에 우리 가족이 된 보람양!

 

말티즈 전문견사에서 입양한 강아지라 그런지, 정말 예쁘고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져,
처음에 만났을 때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작지만 강하고 도전적인 말티즈 성품 그대로 평생동안 활기차고 당당한 공주였어요.

 

 

 

 

 

 

 

 

자신보다 체구가 큰 동료 강아지들을 당찬 용기로 제어하며 리더로 군림했고,
분명히 그들보다 힘이 약했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았지요.

 

손님이 오면 가장 먼저 앞으로 나서 짖으며 가족에게 알렸고,
손님이 문밖을 나가야만 비로소 자신의 집으로 들어가곤 했어요.
개의 할 일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를 명백히 보여 주었던 거죠.

 

 

 

 

 

 

 

 

  2살 되었을 때는, 네 마리의 강아지를 출산하여 모성애로 잘 키워 입양보냈고,
이후 한치 흔들림없이 서열 1위를 고수해 온 정말 예쁘고 똑똑한 강아지였어요.

 

 

살리려고 애쓰는 가족을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했던 보람양!


조금만 차도가 있어도 먹으려 했고, 힘들어도 스스로 움직이려는 의지를 보여 주었지요.
삶의 의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가족은 비통함에 가슴이 먹먹해 지네요.

 

 

 

 

 

 

 


  사투속에서도 가족이 오면 비틀비틀 일어나 맞으려 했던 네 모습이 떠오르는구나.

 

보람아~ 가족은 항상 너를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 거다.


지금은 잠시 이별한 것이니 너무 외로워하지 말아라.
먼 훗날 네가 사랑하는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될 꺼야.

 

 

 

 

 

 

 

  보람아! 더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하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