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학 이론중 '깨진 유리창 이론' 이 있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이다.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는 것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법질서의 부재가 되어 잠재적 범법자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이론이다.
즉, 건물 주인이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수리하지 않고 방치해 둔다면 건물관리가 소홀하다는 것을 반증함으로써 절도나 건물파괴 등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오래된 아파트를 떠나 새롭게 건축하여 빛깔 고운 아파트에서 입주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입주 아파트근무는 주민보다 먼저 아파트에 들어가서 주민이 입주할 때 필요한 사전 준비를 하게 됩니다.
아파트 건설회사의 시설담당자들로부터 시설물관리 및 관련서류를 인수받는 업무부터 시작하게 되죠.
처음 아파트를 찾아간 날은 비가 와서 현장마무리 작업을 쉬고 있길래 현장사무실로 바로 갔습니다.
"안녕하세요! 00아파트 입주받기로 된 관리사무소 대표입니다."
"그러세요. 담당자는 지금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요."
한 직원이 응답하면서 무심코 한 쪽을 보는데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쏠리더군요.
사무실 한 편 시선이 멈춘 곳에는 현장직원 여러 명이 둘러 앉아서 '그림 감상'에 열심이었습니다.
관리사무소 팀 구성을 완료하고 일주일후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주민들은 새집을 장만한 기쁨과 행복감으로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하지만 입주민이 들어오시는 그날부터 관리사무소에서는 치열한 입주관리 전쟁이 시작됩니다.
입주민이 '눈치신공'을 발휘해서 버리는 쓰레기와 여러가구들이 단지 이곳 저곳에 쌓이기 시작하거든요.
사용하던 가구나 쓰레기를 모두 싣고 와서 새 집 주위에 몰래 버리는 이유가 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쓰레기 하치장을 미리 지정하고 방송과 공고등의 홍보를 매일 반복하지만 거의 효과가 없습니다.
밤이되면 계단이나 복도, 기타 경비원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소를 용케도 찾아서 마구잡이로 버리기 때문에,
아침이 되면 치워도 끝이 없는 쓰레기 산이 여기 저기에 만들어 지곤 하더군요.
즉 누군가 쓰레기를 먼저 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별다른 가책없이 따라 버리므로 산 만드는 정도는 쉽거든요.
언젠가 들었던 '깨진 유리창 이론'의 타당성을 입주기간동안 생생하게 절감하곤 했습니다.
때문에 입주기간동안 관리소 직원은 입주업무와 별도로 쓰레기를 치우고 정리하는 일로 밤낮을 잊게 됩니다.
그렇게 분투해야 쓰레기처리비용이 절감되어 추후 입주민의 쓰레치 처리비부담을 줄여줄 수 있거든요.
입주기간동안 쓰레기를 분류하여 모은 폐지를 팔아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식사비로 사용했습니다.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가치관이 투철한 사람이 관리소 대표라는 현실이 비극이었을 겁니다.
부정한 돈을 모아서 직원기금으로 사용하는 것은 더 이상 하지않겠다고 결심한 결과였죠.
전회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첫번째 아파트에서 잘못된 관행의 악습을 사무치게 깨달았습니다.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아파트에서는 올바른 가치관과 올바른 관리원칙을 확실하게 세우고 싶었거든요.
잘못된 비리를 관행이라는 입막음으로 정당한 것처럼 포장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했습니다.
올바른 것이 관행이 된다면 아파트가 서있는 날까지 관행으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도 있었구요.
그럼에도 1년 후, 입주민 대표에게 감사를 받으면서 아주 호된 질책을 당하게 됩니다.
소장권은 청렴을 원칙으로 실행했지만 전기부문은 일임을 원하는 과장의 건의를 전적으로 수용했었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에서 동대표감사에게 크게 지적받을 일이 생기게 된 거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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