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아파트 경비초소에 인터폰이 울렸다
동 앞에 큰 개가 돌아 다녀 무서워 죽겠다는 거다.
경비반장이 현장에 가보니 진돗개만한 큰 개가 배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파트주민들은 대부분 작은 강아지를 선호하므로 무서울 만도 했다.
사나우면 주민을 물 수 있어 일단 개를 기절시킨 후 구청에 신고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한 낮 잠자듯 조용하던 아파트 단지가 갑자기 시끌벅적해졌다.
어린아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현장에 모여 들었고,
어른들도 좋은 구경거리인양 발걸음을 멈춰버린 것이다.
경비반장의 지휘로 각 동의 경비원이 총동원되어 개 몰이가 시작되었다.
우연찮게 아파트에 들어 온 그 개는 당황한 기색으로 코너에 몰리기 시작한다.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게 되자 드디어 경비반장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총을 꺼낸다.
도둑에게 쏘면 바로 정신을 놓는다는 악명높은 가스총이다.
몇 년동안 아파트에 도둑이 들지 않아 허리 장식품 노릇하느라 고개숙인 가스총!
드디어 가스총의 시대가 온 것이다.
지켜보는 이들이 침을 꼴깍 넘기는 순간 ..... 방아쇠를 당긴다.
기절을 했어도 몇 번은 해야 될 그 개가 멀쩡히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뿔싸!!!!
충전된 가스가 너무 오래되어 완전히 굳어버린 거였다.
영문도 모른채 자기를 주연으로 찍고 있는 영화에 참여했던 개 표정이 압권이다.
"이 인간들, 뭐하는 거래" 덤덤한 표정으로 둘러 보더니 현장을 유유히 떠나 버린다.
경비반장과 조연으로 참여했던 무수한 주민들의 어벙한 표정을 뒤로하고...
'자유인 >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파트에서 생긴 일 8 화 - 돈 내놔! (0) | 2012.08.03 |
---|---|
남이섬 입국 (2) | 2012.07.26 |
아파트에서 생긴 일 7 화 - 새 아파트에서 입주민 맞이하기 (0) | 2012.07.18 |
아파트에서 생긴 일 6 화 - 뇌물권하는 세상! (1) | 2012.07.10 |
개장수의 소음, 개 파세요! (0) | 2012.06.20 |
아파트에서 생긴 일 4 화 - 아파트상가 화재사건 (0) | 2012.06.18 |
태안 튜울립 꽃축제 나들이 (0) | 2012.06.15 |
아파트에서 생긴 일 3 화 - 관리소 직원의 이중생활 (0) | 2012.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