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침으로 인한 병원 감염시 손해배상 조정결정

 

  병원에서 외래나 입원치료를 받게 되면 약만 받아 오는 것이 아니라 주사나 침을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주사기 및 침으로 인한 감염사고가 '수술후 감염 사고' 다음으로 많이 접수된다고 하네요.
작년 9월 '소비자고발'에서 일회용 주사기와 침의 재사용에 대해 고발한 바가 있었는데 개선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문제는 주사및 침술로 인한 병원 감염피해가 증가하고 있지만 환자가 입증해야 하므로 보상이 쉽지 않다는 거죠.

이러한 현실에서 지난 달 23일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소비자에게 매우 유용한 조정결정을 내렸습니다.

병원에서 주사나 침을 맞다가 감염된 소비자에게 병원이 진료비, 위자료 등을 지급하도록 판단한 것입니다.

 

조정신청된 6건 중에서 병원의 과실 책임이 확인되지 않은 1건을 제외한 5건에 대해 병원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주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손해배상을 결정했습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감염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요건으로 ▲주사, 침술 부위와 감염발생 부위가 일치해야 하고
▲주사, 침을 맞은 시점과 증상이 나타난 시기 사이에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환자의 면역기능 상태, 위생 상태, 나이, 병력 등 전신상태에 따라 병원의 책임 범위가 조정된다고 합니다.

 

이번 조정결정은 병원 치료 중 어떤 과정에서 감염됐는지 환자가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분쟁해결이
어려운 실정에서 감염발생에 대한 병원의 책임 인정 요건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 한국소비자원 병원감염 피해구제 접수건수(총 251건) :

‘06년 44건, ’07년 43건, ‘08년 36건, ’09년 21건, ‘10년 20건, ’11년 72건, ‘12.년 4월말 15건

 

※ 감염경로별 건수(‘06’12.4) :

수술 후 감염 158건(63.0%), 주사기, 침 31건(12.3%), 치료시술 27건(10.7%), 치과치료 17건(6.8%), 분만 12건(4.8%), 검사 6건(2.4%)

구체적으로는 주사 및 침술과정에서 위생관리(무균 조작)를 철저히 하지 않아 감염된 경우가 4건이고, 감염 후 제대로 처치하지않아 피해가 확대된 경우가 1건이다.

 

 

 

♣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 조정결정 내용

 

＊ 사례 1 : 근육주사 후 주사 부위 감염 발생

 

o 사건개요
송모씨(남, 당시 26세, 전북거주)는 2010. 12. 엉덩이에 근육주사를 맞은 후, 5일 만에 엉덩이 부위 부종,
열감이 발생하여 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괴사성 근막염1)이 엉덩이부터 종아리까지 퍼져있어 여러 차례 괴사 부위 절개배농술을 받았으나 관절 구축2) 피해가 남음. 

 

o 판 단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이전에는 괴사성 근막염 증상이 없었으나, 근육주사 후 5일 만에 감염증상이 나타났으며,
하지부 CT상 엉덩이부터 농양이 시작되어 종아리까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해당 병원에서 주사과정에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하여, 괴사성 근막염으로 수술 등을 받은 데 따른 진료비, 관절 구축에 따른 일실이익 상실분, 위자료를 포함한 2천8백만원 지급을 결정함.

 

 

＊사례 2 : 중심정맥관 감염 및 항생제 투여 지연으로 골수염 발생

 

o 사건개요
전모씨(여, 당시 61세, 인천거주)는 뇌출혈 환자로, 2011. 6. 항생제 및 영양수액을 공급할 목적으로 6. 27. 중심정맥관을 삽입한 후 중심정맥관 삽입 부위 및 혈액에서 MRSA4) 균이 검출되었고, 중심정맥 주사 부위인 뼈까지(흉쇄골 골수염) 염증이 진행되어 장기간 입원치료를 받음.

 

o 판 단
중심정맥관의 가장 흔한 합병증은 카테터를 통한 감염이므로 중심정맥관 삽입 시 철저한 무균술 및 감염 예방을 위한 관리가 중요하나, 중심정맥에 삽입한 카테터에서 MRSA 균이 확인되었을 때 적합한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잘못이 확인됨.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무균상태여야 할 중심정맥에 삽입한 카테터에서 MRSA 균이 검출된 것은 감염 관리 소홀 외에 다른 원인이 없다고 하였고, 감염 발생 이후 적합한 항생제 투여가 지연되어 골수염 발생이라는 상태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정하여 감염 발생 이후 진료비 와 위자료 등을 포함하여 5백40만원 지급하도록 결정함.

 

※ 용어 해설

 

1) 괴사성 근막염 : 피부의 심부와 피하조직에 드물게 생기는 염증으로, 주로 피하조직 내에서 근막을 따라 퍼지는 특징
2) 관절 구축 : 수동적 관절운동이 비정상적으로 제한되는 경우  
3) 중심정맥관 : 심장 가까이 굵은 혈관까지 삽입되는 굵고 긴 카테터로 가장 흔한 합병증은 카테터를 통한 감염과 이로 인한 패혈증임.
4) MRSA :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등 거의 모든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세균으로, 병원감염의 주범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