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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사회이슈

중장년층, 이 세대가 문제다


  우리나라 노인빈곤율과 자살율이 OECD 1위라는 것은 이제 뉴스도 아닙니다.


당연한 상식이 된 상황인데요, 이상한 것은 이 상황을 개선하려는 필사의 노력이 엿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당사자인 노인은 물론 노인들이 투표해 주는 정당도 시급해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로 집권 4년 차가 되는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튼튼한 콘크리트지지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정치선진국인 유럽이라면 당장 물러날 정도의 대형사건이 참 많았는데요, 

국정원 댓글사건을 비롯해서 2014년 세월호 참사, 성완종 비리게이트, 메르스사태가 있었음에도 잠시 지지율이 낮아졌다가 곧 40%대 지지율을 회복하는 놀라운 복원력을 보여줍니다.


  가장 큰 원인은 박정희대통령의 장녀라는 후광과 중장년층의 높은 지지율, 인구가 많은 영남지역의 막강한 지지라는 점에는 이의가 없을 겁니다.


특히 중장년층인 60대 이상(81.6%)과 50대(57.7%)의 지지율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취업난으로 올해 처음 20대가 40대보다 빈곤율이 높아졌다는 보도까지 발표되었는데요,

중장년층의 자녀세대들이 아무리 어려워도 부모세대들의 투표행태는 구태의연합니다.





이러한 정치지형에 노무현 대통령이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제기한 것은 극히 당연합니다.

대한민국 정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축구경기와 비슷하다. 보수 세력은 위쪽에, 진보 세력은 아래쪽에서 뛴다. 진보 세력은 죽을 힘을 다해도 골을 넣기 힘들다. 보수 세력은 뻥 축구를 해도 쉽게 골을 넣는다”(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중에서)


고령화로 더욱 보수화되는 중장년층 유권자들이 지금과 같은 투표행태를 보인다면,

그 자신들은 물론 자녀세대인 청년세대에게도 희망이 없어 보입니다.


영남지방이 기반인 새누리당은 호남보다 두 배나 많은 의석수를 가질 수 있는 상황인데요,

노인을 비롯한 중장년층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선거만 하면 무조건 지지해 주는 상황에서 굳이 눈치를 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을 노인과 중장년층만 모르는 듯 합니다.





  정당이 정치를 못하면 국민이 바꿔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인데요, 참 답답한 일입니다.


동양사회에서 중장년층을 의미하는 두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50세를 뜻하는 지천명(知天命)은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으로 마흔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세계인 성인(聖人)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 합니다.


60세를 뜻하는 이순(耳順)이란 ‘공자가 예순 살부터 생각하는 것이 원만하여 어떤 일을 들으면 곧 이해가 된다‘고 한 데서 나온 말입니다.





  공자와 같은 성현이 아닌 일반인이 이처럼 살기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정치권력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누구의 이익을 위해서 뛰고 있는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분별력은 가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이 나쁘다거나 게으르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어려운 시대를 힘들게 살아오신 분들이라 생활력도 강하고 근면 성실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죠.

다만 화석화된 두뇌의 영향이 너무나 커서 정치권의 과오를 분별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겁니다.




  저희 동네 3층의 어르신 두 분도 기초생활수급자로서 폐지수집을 하며 나날의 삶을 이어 가는데요,

선거만 하면 묻지마 투표를 하십니다. 제게 같은 기호를 권할 정도로 의욕도 매우 강하시더군요.


국민이 바꾸려고 하지 않는데 정치가 알아서 자신들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때문에 중장년층의 투표행태가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고령화로 유권자들이 보수화되는 경향이 심해지는 것은 사실일 겁니다.

다만 예전보다 교육수준이 높은 국민들이 시나브로 중장년층에 편입된다는 점에 기대를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