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태안에서는 4월 22일부터 5월 8일까지 튜울립꽃 축제행사가 열렸었죠.
튜울립꽃은 자주 볼 수 있는 품종이 아니기에 봄꽃놀이겸 태안까지 가게 되었는데 포스팅이 늦었네요.
튜울립하면 17세기 중반에 네덜란드에서 발생했던 '튜울립 투기 사건'이 떠오릅니다.
네덜란드가 튜울립을 아프리카에서 들여오기 전까지 이 꽃은 아프리카에서만 자라는 신비한 품종이었죠.
튜울립은 꽃 모양이 왕관과 많이 닮았기 때문에 유럽의 귀족들이 즐기는 부의 상징처럼 되었습니다.
귀족들 사이에 황제튜울립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오르자 자연스럽게 투기의 대상이 되었지요.
튜울립 투기의 종말은 법원에서 튜울립이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별로 없다는 판결로 순식간에 끝나고 맙니다.
부의 상징으로 투기의 대상까지 되었던 튜울립꽃을 알현(^^)하기 위해서 태안으로 떠났습니다.
버스터미널에 내리면 행사장으로 안내하는 직행 버스가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직행버스를 찾아 다니다가 택시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기사분을 만나 물어보니,
버스터미널 매표소에 보면 배차시간표가 있으니 그 곳에서 표를 구입해서 타면 된다네요.
그 어디에도 꽃축제관련 현수막도 없어 이상하다 했더니 개인이 주최하는 행사라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매표소에 가 보니 축제장 가는 배차시간표를 찾을 수 없어 여직원에게 큰 소리로 물었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유리에 붙인 A4 용지에 볼펜으로 배차시간을 적어 놓은 종이를 가리치면서 보라고 하네요.
여기 적힌 시간표가 축제장행 버스냐고 물으니 행선지가 가려진 윗부분을 잘 보이도록 다시 붙입니다. 헐~
표를 구입하고 어떤 버스가 가는지 살펴 보니 어떤 버스에서도 '꽃축제 행사장행' 팻말을 볼 수 없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한 버스가 출발하려고 시동걸면서 운전석 앞에 관련 안내판을 올려 놓아 기가 막혔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도착한 꽃축제장안은 전국에서 찾아 온 나들이객으로 가득 하더군요.
태안시외버스터미널에 내린 이후부터 느꼈던 어이없음이 멋지고 아름다운 꽃을 보노라니 시나브로 사라집니다.
꽃이 사람보기 좋으라고 예쁘게 피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꽃은 보는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하거든요.
물론 사람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꽃들은 '꽃들이 사람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할 거예요.
어린 왕자의 장미가 자기만의 방에서 정성을 다해 치장한 후에 얼굴을 내밀고 아름다움을 뽐내듯 말이죠.
꽃들과 대화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까지 시골길 따라 걸었습니다.
정류장에 도착해 보니 한 쪽에 현수막이 펄럭이고 있기에 가까이 가서 살펴 보았지요.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현수막의 내용을 보니 지역 주민이 화합해서 여는 축제가 아님을 느꼈습니다.
꽃축제를 주관하는 분들과 지역 주민들간에 해결되지 않은 알력이 느껴져 마음이 참 불편하더군요.
주최측의 홈페이지에 가보면 계절에 맞춰 관련 꽃축제를 한다고 안내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달 6월에는 백합꽃 축제를, 가을에는 다알리아꽃 축제를 계획하고 있더군요.
전국의 나들이객을 유치하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지역주민과의 화합을 바탕으로 추진하기를 바래 봅니다.
아울러 행사장 주변 도로에만 관련 안내문을 붙이지 마시고 터미널에도 붙여 주시길 부탁하고 싶네요.
'자유인 >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파트에서 생긴 일 6 화 - 뇌물권하는 세상! (1) | 2012.07.10 |
---|---|
아파트에서 생긴 일 5 화 - 유기견 생포작전 (0) | 2012.07.03 |
개장수의 소음, 개 파세요! (0) | 2012.06.20 |
아파트에서 생긴 일 4 화 - 아파트상가 화재사건 (0) | 2012.06.18 |
아파트에서 생긴 일 3 화 - 관리소 직원의 이중생활 (0) | 2012.06.09 |
아파트에서 생긴 일 2 화 - 돈에서 냄새나랴~ (0) | 2012.05.23 |
이웃 기독교인 부부의 폭력성 (0) | 2012.05.19 |
아파트에서 생긴 일 1 화 - 두 남자의 결투 (0) | 2012.05.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