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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더불어삶

환경스페셜 백구가 북한산으로 간 까닭은?

 

  서울의 허파로 연간 800만명의 등산객이 찾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 북한산 국립공원!


그 곳에 한 두마리가 아니라 수십마리로 추산되는 백구들이 나타났습니다.

 

개가 산다는 것은 생태계 교란은 물론 등산객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어 포획에 나섰다고 합니다.


최근들어 눈에 띄는 수가 크게 늘어나서 개들이 출몰하는 길목에 포획틀을 6개 운영중이라고 하네요.
감시카메라로 확인한지 7시간이 지나서야 포획틀근처에 나타난 백구는 끝내 틀안으로 들어가지 않습니다.

 

사람과 살면서 더욱 영리해진 개들의 수준을 사람들은 모르죠.

 

 

  그렇다면 북한산의 개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요?

 

 

 

 

  북한산에 개들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근처 동네에서 재개발이 시작된 2010년부터라고 합니다.
뉴타운 개발로 현지에 살던 사람들이 기르던 개를 버리거나 이웃에 맡기는 사례가 급증하기 시작했다죠.

 

제작진이 재개발이 예정된 한 동네를 찾아가니 스산한 집터에는 버려지고 굶는 개들만 떠돌아 다닙니다.
가족에게 버려진 개들이 북한산에 나타난 것은 그 곳 외에는 갈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북한산의 개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 걸까요?

 

  산길을 내려오다 제작진을 발견한 백구 무리 세 마리가 자기영역처럼 당당하게 짖고 있습니다.
마치 자기 집을 침입한 외부인에게 내 영역에 들어오지 말라며 가족에게 알리기 위해 짖던 것처럼 짖네요.


해가 지자 산길을 내려온 백구무리중 한마리가 땅을 파서 뭔가를 먹고 두 마리는 망을 보는 행동을 합니다.
무리지어 다니는 북한산 유기견들은 가족처럼 서열을 정해 질서를 유지하고 있어 늑대의 후손처럼 보이네요.

 

먼 북한산 정상에 나타난 세 마리의 개들이 경사가 심한 암벽을 까치를 쫓아 위태롭게 돌아 다닙니다.
까치 쫓기에 실패한 개들이 인근 사찰로 가서 한참동안 무언가를 찾아 뭔가를 먹더니 바로 사라집니다.

 

 

 

 

  며칠전 새끼에게 젖주던 모습을 구경하던 딸이 개에게 물린 엄마가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119구조대가 포획틀과 마취총까지 동원하여 수색하지만 영리한 개들은 하루종일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산 개들은 대부분 무리지어 돌아다니기 때문에 등산객들이 충분히 위협을 느낄수 있는 상황이지요.


  또한 개들은 등산객이 버리고 가는 음식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애용하는 등산로에 자주 출몰합니다.
실태조사에서 수거된 개의 변에 포함된 뼈들은 사람이 먹다남은 족발과 닭뼈였다죠.

 

북한산 주변 사찰에는 사람이 흘린 음식이 항상 있어 개들이 부지런히 돌아 다니며 먹이를 찾습니다.
함께 살던 가족은 떠났어도 살아야 하기에 주린 배를 채우는 북한산 개들의 밤은 무척이나 길어 보이네요.

 

산에 나부끼는 '야생 들개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현수막이 시야에 무단으로 들어 옵니다.
이 백구, 유기견들이 언제부터 야생 들개가 되었는지 현수막을 만든 사람에게 묻고 싶어 집니다.

 

 

 

 

  대동문의 주인, 대동문의 터줏대감으로 보이는 백구의 모습!
음식을 먹고있는 등산객 근처에 또 한 마리의 백구가 서성이며 음식을 찾고 있습니다.
산에 온지 얼마안돼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 초보 북한산 유기견들의 모습들도 보입니다.

 

북한산 어느 나무아래에서 눈도 안뜬 강아지들이 원주유기견보호소에 의해 구조되었습니다.
이 광경을 어디선가 지켜볼 어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아서 결국 모자는 이산가족이 되고 맙니다.

 

지난 두달 동안 이렇게 15마리의 강아지들이 구조되었지만, 구조되지 않았을 강아지들은 더 많았겠지요.
산에서 태어난 그 강아지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 나갈지 안타깝고 답답한 마음이 눈을 가립니다.

 

 

 

 

  북한산 개들의 생활반경과 습관을 보면 사람은 개들을 버렸지만 개들은 아직 사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사람의 먹이와 손길, 환경에 길들여진 그들은 버려져도 사람을 버릴 수 없는 한계를 갖고 있어 더 미안해 지네요.

 

사찰과 등산로등 사람이 자주 다니는 곳에 나타나는 배고픈 유기견들은 제작진이 주는 음식을 먹습니다.
다만 손에 있는 음식은 먹지 않고 바닥에 떨어뜨린 음식만 먹으면서 겁에 질려 두려워 하네요.

 

 

 


  북한산 백구와 유기견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뉴타운개발로 버려진 70마리의 개를 돌보는 원정자씨의 찢어진 비닐하우스에는 유기견과 유기묘가 가득합니다.
유기견들의 사료값을 벌기 위해 텃밭일과 식당일을 하는 원정자씨의 고단한 삶이 가슴을 때립니다.


개들은 오직 주인을 기다리고 늦은밤 집에 돌아온 그녀는 도망가거나 잡혀갔을까봐 개 숫자부터 셉니다.

숫자확인후 식당에서 얻어온 재료로 정성껏 죽을 끓여 출산한 어미개부터 먹이기 시작합니다.


떠나면서 자기를 버린 주인을 집앞에서 기다리는 개들은 미물이 아니라 생각있는 존재라는 그녀!
한번 버려진 개들을 내가 다시 버릴 수 없다는 원정자씨도 이 곳에서 쫓겨나야 할 상황이라고 합니다.

힘들어도 오로지 버리면 안된다는 생각, 책임을 지고 길러야 한다는 그 분의 말씀이 세상에 울리네요.

 

 


  갑작스런 방치, 유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백구를 제자리에 돌려 보내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거든요.
내레이션 출연료를 전액 기부한 이효리씨처럼 '행동하는 사랑'이 그 해답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