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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애견상식

맹인안내견, 성실한 업무수행에 감동하다


  길을 걷노라면 사람보다 개가 먼저 시선에 잡힙니다.


개를 좋아해서 그럴 텐데요, 어떤 경우엔 가던 길을 멈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며칠 전에도 그랬습니다. 맹인안내견을 만났거든요. 

그것도 처음으로 말이죠.


오래전부터 퍼피워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퍼피워커란 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생후 7주부터 1년 동안 본인의 집에서 직접 돌보아 주는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런데 퍼피워커가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강아지를 실내에서 사육하며 다른 개가 2마리 이상 있어서도 안 되고, 가족 중에 출퇴근하는 직장을 갖지 않은 상시대기자가 있어야 하는 등 조건에 맞지 않아 늘 아쉬움을 갖고 있었는데요,


많은 자원봉사자들과 훈련사, 개의 오랜 노력의 결정체인 안내견을 직접 만난 것입니다.



이 안내견과 너무도 닮은 그 아이



  일반가정에서 1년간 ‘사회화 과정’을 거쳐 성견이 된 안내견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갑니다.

6개월 이상 보행 인도 훈련, 장애물 인지 훈련 등 혹독한 과정을 거쳐야만 안내견으로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맹인안내견은 100년 전 독일의사 게하르트 스탈링이 자신의 애견이 시각장애 군인을 돌보는 것을 우연히 목격하고 착안하여 시작되었습니다.


세계안내견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안내견은 약 2만 5천여 마리로, 미국 1만, 영국 5,000마리 등 주요국가에서 양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화재안내견학교가 회원사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안내견 사업은 1993년 6월 용인에서 시작되어 1994년 4월 처음으로 안내견을 배출합니다.


이후 매년 10마리 내외의 안내견을 배출해 현재까지 총 185마리의 안내견을 무상기증했으며 현재 60마리의 안내견이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배출되는 안내견이 적은 이유는 안내견 한 마리를 배출하는데 대략 10만 달러가 소요되며 보통 10마리의 안내견 후보중에서 3마리 정도만 안내견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렵게 배출되어 활동 중인 맹인안내견을 직접 만나니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마침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서 나이를 물어보니 8살이라고 하더군요.





  기꺼이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 차분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맹인안내견과 한 여성~

가던 길을 멈추고 함께 걸어가는 두 생명체의 뒷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찰나의 순간, 리트리버가 고개를 살짝 돌려 저를 쳐다보더군요.

순간 상호교감의 감동이 밀물처럼 흘러오더니 그 선한 눈빛이 가슴에 자리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가라고 손짓했죠, 바로 고개를 돌리더니 몇 걸음마다 주인을 올려다 보면서 갑니다.



레브라도 리트리버 종은 ‘도둑에게 등잔을 가져다 줄 정도’로 성품이 착한 견종입니다.

그중에서도 여러 가지 조건을 통과하여 안내견이 되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사진을 남기고 싶었으나 안내업무 수행에 방해가 될 듯해서 자제하였습니다.



풍경이의 눈빛



  간혹 안내견 승차거부나 입장거부사건이 뉴스에 오르내리는 걸 보면 안타까움이 듭니다.

맹인안내견은 보통의 반려견이 아니라 시각장애인의 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참고로 현행 '장애인복지법' 40조 3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③누구든지 보조견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장애인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공공장소, 숙박시설 및 식품접객업소 등 여러 사람이 다니거나 모이는 곳에 출입하려는 때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4항에 따라 지정된 전문훈련기관에 종사하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자 또는 장애인 보조견 훈련 관련 자원봉사자가 보조견표지를 붙인 장애인 보조견을 동반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보조견의 입장을 거부할 경우 장애인복지법 제90조 3항에 따라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