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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역사인식부재, 걸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걸그룹 AOA의 설현과 지민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죠.


지난 3일 방송된 케이블TV 온스타일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제시한

안중근의사의 사진을 보고 어떤 인물인지조차 몰랐기 때문입니다.


김두한의 일본식 발음을 사용하는등 역사상식의 부재를 넘어,

스태프가 ‘이토 히로부미’라는 강한 힌트까지 주었음에도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역사상식부족을 온 천하에 드러낸 두 연예인중 설현은 대세녀로 자리잡은 스타입니다.


뛰어난 외모로 많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속칭 움직이는 중소기업인데요,

이번 논란으로 외모와 머리는 별개라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 셈입니다.


방송이후 두 사람은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고 마침내 눈물의 사과까지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보면서 역사인식 부재가 걸그룹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극우정치인과 한국의 일부 보수정치인등도 천박한 역사인식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역사왜곡과 역사무지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국민은 냄비근성으로 대처해 왔습니다.


쉽게 끓고 쉽게 식는 양은냄비근성이 며칠 나타난 후 잊어버림을 반복해 왔던 거죠.

때문에 일본은 여전히 전쟁책임을 부정하고 있고 이 땅의 친일파는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정의와 양심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고 기득권력층의 부정 부패가 부끄럼조차 없이 활개치고 있는데요,

친일파를 척결하지 못한 역사적 과오가 가장 크다고 봅니다.


나라가 위급할 때 충성을 다하기는커녕 적국에 부역하여 대대손손 출세해 온 친일파들이

해방 후에도 역사의 심판을 받지 않고 온전히 잘 살고 있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자본주의는 가져왔으되 그에 따른 윤리는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천박한 자본주의가 온 사회를 휘감아 온 수십년의 세월동안 이 땅의 국민들은 올바른 정의와 양심을 찾아 헤매어야 했습니다.


친일파들에 의한 양심과 정의의 부재, 올바른 역사교육의 부재, 천박한 자본주의에 의한 경제윤리의 실종등이 

설현과 지민의 역사무지사건의 기반이 되었던 것으로 봅니다.


사실 걸그룹 멤버들은 중학생시절부터 공부보다는 연습생으로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때문에 역사의 중요한 인물인 안중근의사를 알아볼 정도의 교육조차 받지 못했다는 건데요,

이것은 온 사회가 천박한 자본주의의 노예로 돈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김구선생이 국부였다면...


  이 시대는 돈을 위해 성형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치부되는 외모지상주의 사회입니다.


얼마전 피디수첩 ‘연습생의 눈물’에서도 방송된 내용인데요,

아이돌 연습생이 되면 기획사 담당자가 성형부터 권유한다고 하더군요.

걸그룹은 그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면서 확산하는 기제의 중요한 부분이 된 거죠.


언론에서 걸그룹의 외모와 노출등 선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것은 매우 흔한 일입니다.

방송을 시청하는 국민들이 매일 또 매일 잘 만들어진 인조외모를 접하고 있는데요,

성형을 당연한 일로 만드는 거대한 흐름이 사회를 지배하게 된 것은 놀랄 일도 아닙니다.





  이번에 안중근의사조차 알지 못하는 걸그룹 멤버들을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일제강점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총독 이토 히로부미는 근대일본의 영웅입니다.


적국의 대단한 영웅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의사의 의거가 얼마나 위대한 역사적 위치를 차지하는지

우리나라 국민이면 꼭 알아야할 역사상식이기 때문이죠.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인기연예인은 매우 큰 영향력을 갖고 있습니다.

선망의 대상이며 가장 닮고 싶은 일순위라는 점에서 설현과 지민 두 걸그룹 멤버의 역사무지사건은 시사점이 큽니다.


개인의 무식함은 단죄의 대상이 아니지만 파급력이 큰 인물의 무지함은 그 자체로도 죄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수준의 역사지식조차 가르치지 않은 학교와 기획사의 반성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