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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이명박, 황제테니스 재현

 

  이명박 전 대통령은 테니스를 즐기지만, 실력보다는 황제 테니스로 유명세를 떨친 바 있습니다.


2006년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남산 테니스장을 여러해 동안이나 공짜로 이용한 적이 있었거든요.


공짜로 이용하다가 협회와 테니스장 운영자간의 마찰로 뒤늦게 이용료 600만 원을 지불한 사실이 있었죠.

 

돈 많은 분이 이용료도 안내고 독점이용한 사실이 황제테니스로 표현되어 언론에 오르내렸었지요.

 

  퇴임 후 뭐하시나 했더니 국민 모르게 황제테니스를 즐겨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난 3월 24일 오마이 뉴스에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익명의 제보가 접수되어, 확인 결과 모두 사실이라네요.

 

 

 

 

 

 

"테니스 동호인입니다. 주말마다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올림픽공원 누리집에 일주일 전에 들어가 선착순으로 예약을 합니다.
시설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인 시민의 시설이지요.

 

그런데 MB 퇴임 이후 2달 전부터인가 토요일 오전에는 이 시설을 MB가 독점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의 토요일 오전 시간은 예약 자체가 안되더군요.
할 수 없이 추운데 벌벌 떨면서 실외 코트를 예약해서 치다가 우연히 실내코트를 봤습니다.


실내에는 MB 경호원들이 쫙 깔려있고 그 안에서 MB가 선수 출신들과 테니스를 즐기고 있더군요.
한두 번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시설이 맘에 들었는지 매주 토요일은 MB가 사유 재산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MB가 안 올 때도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시까지는 예약 자체가 안된다는 겁니다.
시설 관련자에게 물어보니 MB가 토요일 오전마다 잡아놔서 일반 시민에게는 예약이 안된다고 하더군요.

전직 대통령이면 어디 재임 중에 만들어 놓은 시설도 많을 텐데,


이렇게 일반 시민이 사용하는 시설을 사유화해서 쓰는 것이 타당한지 모르겠습니다.
정 사용하고 싶다면 다른 시민과 똑같이 인터넷으로 예약해서 써야 할 것입니다."

 

 

 

 


 

  문제의 장소, 올림픽공원 실내 테니스장은 지상 2층 건물로, 총 19면중 5-8번은 실내에 있습니다.
시설이 좋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기 때문에 테니스 동호인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황금 시간대인 토요일 오전의 경우 6~8번 코트는 회원 강습이 있어 5번 코트만 일반인들이 사용할 수 있으므로,
예약하려면 경쟁이 치열해서 선택받기가 매우 어려웠을 겁니다.

 

그런데 이명박 전 대통령은 토요일 오전 황금시간대에 그 곳에서 '나홀로 테니스'를 즐겨온 것입니다.
국가대표 선수를 파트너로 즐겨 왔다니, 제 2의 황제 테니스 논란이 불거질 수 밖에 없는 거죠.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은 18일의 브리핑에서, 이에 대해 국민정서법 위반이라며 비판했더군요.
야당의 비판이 아니더라도 서울시민들의 정당한 기회를 박탈하고 홀로 즐긴 것은 백번 비난받아도 부족합니다.

 

미국의 전직대통령들처럼 도서관을 세우거나 카터 전대통령처럼 봉사활동을 할 것으로는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일반 국민의 신분으로 돌아온 이상, 최소한 그에 맞는 처신을 해야 마땅하다 싶은데, 그것도 힘든가 봅니다.

 

 

  특히 이명박 전대통령은 내곡동 사저비리등 고소고발건이 줄줄이 사탕처럼 걸려있는 상황입니다.
근신이 필요한 시기죠. 그런데 아직도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국민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으니 참 황당하네요.

 

 

 

 

 

  퇴임한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서울에 남아있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고향에 가서 살면 좋을텐데 말이죠.
고향에 정착했던 유일한 전직 대통령, 많은 국민이 찾아가서 만났던 노무현 대통령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