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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이승만 초대대통령 일뿐, 국부는 아니다

 

  6.25발발 65년이 지났어도 한반도는 여전히 분단상태입니다.


북한공산왕조의 3대 김정은이 남한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지난 25일 KBS에서 '6.25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일본에 망명을 요청했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더군요.

 

'이승만 정부가 전쟁발발 이틀만에 미 군정을 통해 일본 정부에 '6만 명 망명 의사'를 타진했고,
일본이 '한국인 피난 캠프'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의 비밀문서를 KBS취재진이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거죠.

 

비상조치계획서라는 이 보고서는 일본어와 영어로 쓰여 일본 정부와 미 군정에 각각 보내졌다고 하는데요,
한국정부의 공식기록이 없어 '설'로만 떠돌던 이야기가 사실로 밝혀진 것입니다.

 

문서에 따르면,
야마구치 현 아부 등 4개 지역에 20개의 피난 캠프를 만들고, 임시 막사 1곳에 200명씩, 모두 250개 막사에 5만 명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으로 실행되지는 않았지만 망명을 타진했던 사항이 기재되어 있습니다.

 

국가를 수호해야 할 정부의 수반이 전쟁이 나자마자 도망갈 궁리만 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면서,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명나라로 도망갈 계획만 세웠던 조선조의 선조가 떠오르더군요.

 

 

 

 

  최근 역사드라마 '징비록'에서 관련 내용을 보신 분들이 많으실텐데요,
영국의 역사가 E.H.카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점을 실감할만한 대목인 거죠.

 

대한민국의 일각에서는 지금도 이승만을 국부나 건국의 아버지로 부르고 싶어 합니다.
국부나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려면 최소한 미국의 워싱턴대통령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이승만은 초대대통령일 뿐, 국부나 건국의 아버지는 절대 아닙니다.

 

 

 

 

  전쟁전에는 친일파등용 및 반민특위 와해, 김구선생 암살로 친일청산이 아닌 독립운동 애국자를 핍박하고,
6.25기간에는 본인이 도망간 서울을 사수한다며 거짓방송을 일삼고 한강철교를 폭파하여 무수한 시민을 죽게 한 것도 부족해서,
반성은 커녕 선량한 시민들을 빨갱이로 몰며 부정선거와 독재의 결말로 하와이에서 죽은 정치인일 뿐입니다.

 

특히 6.25직후 이승만정부는 국민들에게‘곧 북한군을 격퇴할 테니, 피난 가지 말고 안심하라’고 홍보하면서,
자신들은 서둘러 도망갔는데요, 학생들에게는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하면서 도망간 세월호 선장과 판박이라 하겠습니다.

 

 

 

 

이승만이 최소한의 역사인식을 가졌다면 일제 36년간 민족을 배반한 친일부역자들을 처단함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초대대통령으로서 워싱턴대통령처럼 국가의 기반을 수립한 후 단임으로 물러나는 모범을 보여야 했습니다.

 

노욕과 주위의 아첨에 눈이 멀어 국가보다는 자신의 안위만 챙기다보니 전쟁이라는 국가비상사태를 당해서도,
먼저 도망가는 작태를 보였으니 평소 국가와 국민에 대한 정신자세가 어떠했는지 상상해 볼 필요도 없는 거죠.
그러니 전쟁 이틀만에 민족을 36년간 핍박한 일본에 망명정부를 세우겠다는 해괴한 구상을 할 수 있었을 겁니다.

 

 

 

 

  KBS의 보도에 대해 이승만의 며느리라는 분이 완강히 부인하며 KBS를“종북빨갱이 소굴”이라고 비난했더군요.
KBS가 종북빨갱이소굴이라니, 얼마전까지도 정부방송으로 불려온 KBS를 종북으로 모니 정말 재미있네요.

 

이처럼 극우정치권이나 관련단체등에서 자신들이 불리하거나 명백한 잘못을 감추기 위해 종북을 애용하는데요,
대한민국의 일반 국민들이 뭐가 아쉬워 철부지 김정은의 북한을 따른다고 억지를 부리는지 정말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분명한 점은, 미국의 힘을 업은 이승만이 남한단독정부의 초대대통령으로 부임한 것이 역사적 사실이듯,
노욕을 부리다가 국민에게 거부당한 정치인이었다는 것 또한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라는 거죠.

 

김구선생동상의 녹처럼 민족정기도 녹이 슬었나?

 

 

  왜군에게 유린되는 국민을 팽개치고 혼자 도망간 선조가 조선조 가장 무능한 왕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고 있는 것처럼,
이승만은 대한민국을 친일부역자들의 천국으로 만들고 전란에 혼자 도망친 역사적 과오에 대한 냉엄한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번에 문서로 일본망명설이 확인된 이상 이승만은 선조보다도 한층 낮은 역사적 평가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선조는 그나마 우방인 명나라로 망명을 계획했지만 이승만은 36년간 한민족을 핍박했던 적대국 일본에 가려고 했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급했어도 일본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의 구상이라고 하기에는 그 치졸함에 가슴이 답답해 질 뿐입니다.

 

이승만의 망명정권 구상이 왜 실현되지 않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 역사의 부끄러운 장면인 것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