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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즐거운 불편

 

  현대 사회는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시대적 명령처럼 모든 이들의 머리위에 내려오는 시대입니다.


생산자가 판매하는 수많은 상품들을 구입하기 위해 바쁜 일상에 매몰되어 사는 이들이 현대인이지요.


그 어느시대보다 물질은 풍요로운 반면 마음은 갈수록 공허해지는 만족불감증의 시대이기도 하죠.

 

이러한 현대소비사회의 현실에 문제점을 갖고 극복하기 위한 자발적 실천기록이 [즐거운 불편]입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 기자인 후쿠오카 켄세이가 자신의 구상을 어떻게 실천했는지 흥미있게 보여 줍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저자의 불편한 실천을 생동감있게 표현한 르포로서 '대량 소비사회에서 행복해지기 《실천편》
2부는 불편한 생활을 실천하고 있는 저명인사 12명과의 대화록인 '소비문명의 빛과 그림자 《대화편》
3부는 즐거운 불편, 녹색미래의 시작 《마무리》로 이뤄져 있지요.


1부에 12개월로 정리된 르포편은 행동이고, 2부 대화편은 극복을 위한 이론편으로 보시면 될 거예요.

 

 

 

 

 

 

  이 책을 읽기 오래전부터 항상 생각해 온 것은, 우리 세대가 미래세대의 이익을 박탈하고 있다는 점이었죠.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지속가능한 삶의 여건을 후손에게 남겨주지 않고 지구를 무참히 훼손하고 있거든요.
현재의 문명을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에 저자의 주장에 동감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죠. 인류의 미래를 위해 지나친 낭비를 자제해야 합니다.
물질주의가 조장하는 탐욕적 소비의 노예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생활방식을 무조건 죄악시 하거나 금지하도록 강요한다면 개선은 불가능할 겁니다.
저자가 문제의식을 갖고도 가족에게 강요없이 실천한 것처럼 하나씩 해 나가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현재의 편안함을 더 나은 행복을 위해 줄여가는 노력이므로 '즐거운 불편'이 되는 셈이겠죠.

 

  2부 대화편에서는 즐거운 불편을 오랫동안 실천하거나 연구해 온 인사들의 고민을 볼 수 있습니다.
다소 무겁지만 현재의 대량 소비사회, 대량 환경파괴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꼭 필요한 탐색이라고 봅니다.

 

 

 

 

 

 

다만 오리농법후에 오리들을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직접 잡은 행동에는 동의하기 어렵더군요.
농군으로 열심히 일하던 오리들을 귀엽게 보살피다 농사가 끝났으니 '고맙게 먹는다'는 발상은
토사구팽과 다를바 없지요. 사람위주가 아닌 더불어 사는 방법에 대한 탐색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1부 실천편에서 정리해 본 저자의 실천 목록입니다.

익숙한 것들과의 이별이 쉽지 않겠지만, 가능한 부분부터 실천하고 싶더군요.

 

 

 

*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 자동판매기, 편의점에서 음료수나 물건을 사지 않는다
* 외식하지 않기
* 제철채소나 과일이 아닌 것, 수입과일, 컵라면이나 조리하여 밀봉한 식품은 먹지 않는다
* 목욕후 남은 물은 전동펌프가 아닌 손으로 세탁기에 퍼 담기
* 설거지할 때 뜨거운 물 쓰지 않기(고무장갑 끼기)
* 전기 청소기를 쓰지 않는다(카펫이 깔린 아이들 방을 청소할 때만 씀)
* 티슈를 쓰지 않는다(알레르기성 콧물도 손수건 두장으로 해결)
* 음식찌꺼기는 퇴비로 활용한다.
* 엘리베이터, 이불건조기, 의류건조기, 무선전화기, 다리미를 쓰지 않는다
* 도시락과 물통 갖고 다니기
* 마요네즈, 드레싱, 된장, 매실장아찌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다
* 사용한 알루미늄 호일은 씻어서 몇번이고 쓴다
* 고장이 나도 새로 사지 않고 수리해서 쓴다
* 채소의 자급율을 높인다
* 병, 우유팩, 일회용 접시는 버리지 않고 재활용한다
* 목욕과 빨래는 원칙적으로 이틀에 한번
* 가급적이면 잔업을 하지 않는다
* 커피, 홍차를 마시지 않는다
* 쇠고기,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 자기전에 에어컨을 켜지 않는다
* 열아홉가지의 채소와 쌀을 무농약, 오리농법으로 재배
* 전기밥솥으로 보온하지 않는다
* 샴푸, 린스, 식기용 세제를 쓰지 않는다

 

 

 

 

 


  안타까운 점은, 자전거로 퇴근하던 저자가 청소년이 탄 오토바이에 치여 머리에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3개월의 재활치료후 사고전과 유사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평생 왼쪽팔과 허리부분은 마비상태라고 하더군요.
책을 출판하기 전에 발생한 사고라서 출판을 보류하려 했지만, 아내의 격려로 출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사정이 2004년 최초 한국어판 서문에 올린 저자의 글에 더욱 마음이 가는지도 모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사회에서는 자전거 출퇴근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목숨을 건 모험이라 할 만하다. 그러므로 감히 “문명을 버리고 원시로 돌아가라”고 부추길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소비문명 때문에 잃어버린 것들 중에 더 없이 소중한 뭔가가 있었음을 깨닫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결과, 당신의 인생이 조금이라도 풍요로워졌다고 느낄 수 있게 된다면, 그 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의 길과 지구 환경, 더불어 삶에 관심가진 많은 분들이 열어보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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