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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법구경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 성경이라고 하죠.


기독교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마음의 샘으로 읽기에 정말 좋은 책이니 당연하겠지요.


학창시절 카톨릭 계통학교에서 공부할 때 시험성적 높이려고 신약과 구약을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나네요.

 

베스트셀러인 성경과 마찬가지로 심천수처럼 가슴에 와닿는 불교경전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살다가 문득 마음의 정돈이 필요할 때, 찾곤 했던 법구경을 얼마전에 다시 읽었습니다.

 

고려원에서 1992년 초에 발행되어 1998년에 12쇄를 거듭했을 만큼 꽤 유명했던 책이었지요.

서가에서 거의 20여년 머물러온 책을 꺼내 읽을 때마다 새로운 정진의 계기가 되는 고마운 책이기도 하죠.

 

 

 

 

 

 

 

  법구경은 범어로 '담마빠다'라고 하며 담마와 빠다라는 두 단어를 합친 단어입니다.
'담마'는 진리, '빠다'는 길을 뜻하니 법구경은 '진리의 길', '진리의 말씀'이 되는 거죠.


지혜의 말씀을 담은 많은 경전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중 하나로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진 경전입니다.

법구경의 특색은 시의 형식인 게송 423수가 총 26장으로 나눠져 각각의 배경이야기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초기 불교승단의 분위기와 진실성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경전이라 수행자들과의 거리감이 크지 않더군요.


경자체는 본래부터 지금의 체제로 되어 있었으며 배경이야기는 후대에 편찬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서기 5세기경 인도의 훌륭한 불교학자이며 승려인 붓다고사가 주석을 붙여서 더욱 유명해졌다고 하죠.

 

 

 

 

 

 

  편역자인 거해스님은 남방에서 10년간 수행하면서 이 배경이야기에서 많은 지혜와 격려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제목도 '부처님이 직접 사용한 언어로 알려진 빠알리어 그대로 [담마빠다]라고 하고 싶었으나,
법구경이라는 경명이 워낙 널리 알려져 있어 부득이 [법구경]이라고 했음'을 밝히고 있을 정도지요.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거해스님의 편역이 매우 상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어서,
불교에 대한 전반적인 상식이 없는 일반인도 어렵지 않게 감탄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부처님의 모습과 행동을 바로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어 매우 종교적인 메시지를 받기도 하지만,
인류의 대스승을 대하는 겸손한 제자의 마음으로 읽다보면 마음의 깊은 바닥에서부터 가르침을 받게 되거든요.

 

저도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법구경을 읽고나면 삶에 대한 소중함과 생명에 대한 연민을 더욱 느끼게 됩니다.

많은 게송중에서 오래전 한 여가수가 부른 가요가 유명하죠.

당시 많이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랑하는 사람과 어울려 사귀지 말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어울려 사귀지도 말라

 

사랑하는 사람을 보지 못함은 고통,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보는 것 또한 고통이기에
그러므로 아무에게도 사랑을 갖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짐은 괴로운 일이기에
사랑도 미움도 아예 없는 사람에게는그 아무런 고통도 없으리

 

사랑 때문에 슬픔이 일어나고
사랑 때문에 두려움이 일어난다.
사랑으로부터 해탈한 사람에게는
슬픔이 없기에 어찌 두려움이 있으랴!

 

- 법구경  쾌락의 장에서

 

 

이 책의 편역자인 거해스님이 "부처님을 좀더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이해하여, 세상과 자신에 대한 바른 견해를 확립하여 자기 자신의 인생을 소중히 여겨달라"고 당부하셨더군요.

 

 

 

 

 

  종교라는 울타리를 떠나서 많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겠다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정말 좋은 책이거든요.
물질문명에 피로도를 더해가는 현대인들이 동양사상의 지혜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현재 고려원판의 책은 절판되었고 다른 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더군요.
가끔 좋은 책이 절판되면 정말 안타까운데, 계속 출판되고 있다니 깊이 감사드립니다. 꾸벅~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구절입니다. 유기동물이나 채식에 관해 생각할 때면 항상 떠오르곤 하지요.

 

 

모든 생명은 폭력을 두려워한다.

모든 생명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이를 깊이 새겨서

 

 죄없는 생명을 함부로 죽이거나

죽이게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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