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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2016년, 겨울은 촛불로 따뜻했다


  2016년 연말은 촛불겨울로 기억될 듯합니다.


주권자임을 자각한 국민들이 광장의 촛불로 거듭나고 있거든요.

패악한 정권에 맞서 켜든 촛불을 보면서 많은 사색을 하게 됩니다.


역사를 보면 크게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인데 왜 내가 해야 하나?’ 

하면서 안하는 사람과,

‘꼭 해야 할 일인데 왜 내가 하면 안되나?’ 하면서 행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에 필요한 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일이라는 것에 대한 인식이 자기가 처한 환경과 위치, 이해관계에 따라 항상 다르기 때문일 겁니다.

 

  먼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몇 가지가 떠오릅니다.


일제식민시대 소수 친일파를 제외한 다수 국민은 한반도에서의 고개숙인 삶을 이어갔지만,

나라의 독립에 모든 가치를 둔 소수의 독립군은 기꺼이 만주로 떠났습니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기간 대부분의 국민은 독재치하에서 숨죽이며 살 수 밖에 없었지만,

자유와 민주에 대한 가치를 찾아야 했던 민주투사들은 감옥과 죽음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전두환의 신군부 쿠데타시에도 다수의 국민은 폭력이 무서워 숨을 죽였지만,

위대한 광주시민들은 폭력과 고문,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폭압에 맞서 일어섰습니다.

 

위 세 가지의 예에서 볼 때 나라의 독립과 민주화는 반드시 이뤄야 할 일이엇습니다.

하지만 다수가 불의에 침묵, 동조했기에 독립과 민주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속에서도 많은 세월이 흘러야 가능했습니다.




 

  양심을 떠나 어떤 제도와 이해관계가 맞고 그 제도에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무조건 그 제도를 지키고 싶어합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땜질조차 허용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자신의 권력을 지키려는 사람들이지요.

보수를 참칭한 우리나라의 극우세력들이 수 십 년동안 보여 온 행태입니다.

 

반면 진보는 사회의 모순을 변화와 개혁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사고방식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정신, 문명, 역사 등이 점차 발전한다고 하는 신념을 가지고 있거든요.

결국, 진보는 반드시 고쳐야 할 사회의 모순을 고쳐야 한다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인 것입니다.





  인간 세상은 언제나 많은 모순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늘 존재합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제 삶에만 바빠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단지 덮어만 둔다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없고 점점 썩어서 후손들에게 큰 짐을 지우게 됩니다.

 

바로 여기서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인데 왜 내가 하면 안되나?’ 하면서 행동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소중한 재산과 시간, 정력을 집중하면서 자신의 이익보다는 공공선을 위해 자신을 불태우는 사람들, 

촛불을 켜든 시민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1987년 이후 최대로 모인 2016년의 시민촛불혁명을 보면서 정의가, 진보가 떠오릅니다.

이러한 시민들의 행동하는 양심이 역사를 이만큼이나마 발전시켜 왔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자신의 소중한 삶을 오직 자기일가족의 복리만이 아니라 공공의 복리를 위해 애쓴 선도적인 사람들, 그 분들에게 늘 감사드립니다.


훗날 어느 역사가가 2016년의 겨울을 기록할 때 이렇게 서술하지 않을까 싶네요.

‘그 해 겨울은 촛불로 따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