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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음악공간

킬리만자로의 표범 조용필

 

  킬리만자로는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입니다.


'빛나는 산'이라는 뜻으로 마사이족은 '신의 집'이라고 부르지요.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서쪽 정상에 얼어 죽은 표범이 있다던 헤밍웨이의 글이 떠오로는 노래가

바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입니다.

 

이 곡은 평소에 감상해도 좋은 곡이지만,
삶의 노정에서 뭔가에 힘들 때 깊은 사색을 던져주는 곡이라

더욱 좋더군요.

 

표범이 왜 눈덮인 정상에 올라가려고 했을까,
굶어죽을지라도 왜 하이에나가 아닌 표범이고 싶을까!

 

  동물보호가의 시선에서도 하이에나는 예쁜 동물이 아닙니다.
야생의 청소부라는 제 역할에는 충실한 동물이지만,
사는 방식에 공감하기는 매우 힘든 동물이기 때문이죠.

 

사람처럼 보이는 하이에나들이 도처에 많으니 주의하세요^^

 

 

 

 

  이 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듣다보면 힘이 솟는 기운을 느끼면서 미소짓게 되는 곡입니다.

 

부여받은 삶에서 나름의 몫을 해내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세상이지만,
그럴수록 사는동안 더 노력해야 겠다는 의지를 담금질하게 되거든요.

 

 

킬리만자로의 표범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 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뭇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꼿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마라 왜 냐고 왜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때
그것을 위안해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 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건 사랑때문이라구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만큼 고독해진다는 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비어있는 내 청춘에 건배

 

 

 

사랑이 외로운 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 건 외로운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 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그루 나무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 양인자 작사, 김희갑 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