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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더불어삶

개농장의 리트리버, 이건 아니다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가장 반가운 견종이 리트리버입니다.


리트리버는 영국이 원산지인 골든과 캐나다가 원산지인 래브라도 두 종이 있는데요,

모두 사람을 좋아하고 영특해서 반려견은 물론 안내견으로도 아주 적합한 견종입니다.


리트리버를 처음 만난 것은 아주 오래전 인터넷에서 본 골든 리트리버 사진이었습니다.


노트북에 바탕화면으로 올려두고 수시로 보면서 언젠가 키워야겠다고 결심했는데요,

어떤 견종인지 궁금해서 많은 자료를 찾은 결과 퍼피 워커가 되고 싶게 만들었을 정도죠.


조건이 맞지 않아 그 꿈을 이루지 못해서인지 지금도 짝사랑중입니다.^^


그러니 작년 여름 퇴근길에 안내견을 만났을 때 뒤따라 간 것은 아주 당연한 행보였겠죠.

여성을 안내중인 그 친구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였는데요, 원숙함이 한 눈에 보이더군요.


제 관심을 알아 챈 여성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업무수행에 바쁘던 리트리버!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영상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리트리버가 개농장에서 웃는 사진을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습니다.

누군가가 버리고 갔다는 리트리버는 사람이 다가갈 때마다 환하게 웃었다고 합니다.





  개농장에는 리트리버는 물론 비글, 코카 스파니엘등 다양한 견종의 반려견이 보였는데요,

농장주에 따르면 ‘그 아이들 모두 가족이 농장 앞에 버리고 간 개’라고 합니다.


가족이 평생 사랑하며 함께 할 것이라고 믿었을 그 순진무구한 견공들을 배신하고,

개농장이라는 죽음의 공간에 내버린 자들의 인성에 대해서는 말할 가치도 느끼지 않습니다.

사람이 진정 사람일 수 있음은 자신보다 약한 생명을 보듬는 마음을 가졌을 때 뿐이거든요.


눈길에 미끄러져 사경을 헤매던 남성 곁에 밤새 머무르며 생명을 구한 골든 리트리버와,

다운증후군을 앓는 소년에게 다가가 마음을 열게 한 래브라도 리트리버와는 감히 비교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이라 하겠습니다.





  사람이 가장 뛰어난 동물이지만 모든 사람이 ‘개’ 보다 훌륭한 것은 아니라는 증거겠죠.


2015년 4월 기준으로 3∼4가구당 1마리의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키우던 반려견을 유기하는 경우가 여전히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집계한 유기견은 한해 평균 6만 마리로 2013년 6만2119마리, 2014년 5만9180마리, 2015년 5만9633마리인데요, 

통계에 안 잡히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10만 마리가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1인가구 증가등 핵가족화 심화로 외로움을 달래려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외로움을 달랠 수단으로 생명을 선택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한번 선택한 인연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자신이 있을 때 결심해야 하기 때문이죠.


쎙떽쥐베리의 동화 [어린왕자]에서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선물로 준 비밀이 떠오릅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고 있어, 언제나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해,

넌 네 장미에 대해서 책임이 있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