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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더불어삶

개는 가족을 기다린다, 하지만


  가족이 개를 기다리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갑과 을의 관계가 적용될 부분은 분명 아닌데요,

인간과 개라는 다른 종간의 관계에도 서열이 존재하거든요.


인간이 개의 의식주와 생명까지 관여하는 강력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일 텐데요,

개의 조상이 야생을 버리고 인간을 선택한 그 순간부터 시작된 숙명일 겁니다.


  얼마전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가슴 저린 사진을 마주했습니다.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자신을 버리고 간 주인을 기다리는 강아지 샤오 황의 모습이었습니다.


‘대만 남부지방에 살던 샤오는 약 2년 전 함께 살던 주인에게 버려져 차가운 길거리에 내몰렸지만 그래도 주인을 잊지 못합니다.


이처럼 거센 폭우나 무더위 속에서도 지난 2년 동안 자리를 지키며 기다려 왔다는데요,

그러던 어느 날 주인으로 착각한 오토바이 한 대를 쫓으려 도로로 뛰어들어 사고를 당합니다.

샤오는 다리 하나가 부러지고 전신에 멍이 드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게 됩니다.





다행히 마을 주민들과 유기견 구조협회 직원들이 샤오를 병원으로 옮겼고, 4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무사히 건강을 회복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기사를 보노라니 오래전 읽었던 애견관련책의 한 대목이 떠오르더군요.


주인에게 버려진 후 새로운 가족에게 입양된 개가 새 가족과 산책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멀리서 걸어가던 거대한 체구의 흑인남성에게 기쁘게 뛰어갑니다.





뛰어가서 흑인의 외모를 확인한 후에는 실망한 얼굴로 새 주인에게 돌아왔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이전에 자신을 버린 주인이 그 남성과 흡사하여 달려갔던 것이라고 하더군요.

자신을 버렸을지라도 개의 가슴속에는 옛 주인을 기다리는 마음이 여전히 강했던 거죠.


  정유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전국의 유기동물보호소에는 길을 잃었거나 갖가지 이유로 버려진 동물들이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산다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생명가진 뭇 생명들이 함께 공존하는 것을 말합니다.

더욱이 반려동물로 함께 살아가는 개나 고양이는 버려져도 되는 그런 존재가 절대로 아닙니다.

차디찬 보호소에서 가족을 기다리는 위 사진 속 반려동물들의 슬픔이 빨리 끝나게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울러 가족과 사는 반려동물들이 생업에 바쁜 가족들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바꾸기는 어려울 겁니다.

다만 가족을 기다리면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희망만큼은 꼭 충족해 주는 새해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