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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사회이슈

공무원 시험 전성시대 유감


  얼마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한 청년이 생을 마감했다는 보도를 접했습니다.


2년간 고시원을 전전하며 시험을 준비했으나 결과가 좋지 않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측되었는데요,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더군요.


학창시절을 포함해 시험공부를 안 해 본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하지만 취업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압박감이 얼마나 큰지는 상상 이상이기 때문이죠.


과거 비정규직이 없었던 시절 공무원의 대명사였던 9급 공무원은 인기직종이 아니었습니다.


일반기업에 비해 급여도 적었고 사회적 인식도 진취적이기 않은 직종이었기 때문인데요, 

비정규직 650만 시대가 되면서 공무원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급여는 낮으며 고용안정성도 없는 비정상적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년까지의 평생 신분보장과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를 보장받는 직종이 공무원이거든요.

때문에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공무원시험에 몰리는 공시생, 공무원 전성시대가 되었습니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가 대학내일 20연구소, 청년유니온과 공동으로 연구한 ‘공시준비 청년층 현황 및 특성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공시족들은 공무원 시험을 “불리한 조건과 환경을 피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지난 2월14일 2017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 응시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4910명 선발에 역대 최대인 22만8368명이 지원해 4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한 언론에서는 지방직 공무원 지원자와 시험 준비 중인 비응시자까지 포함할 경우 그 규모는 최대 85만명까지 될 거라고 추산하더군요.


매년 대학 졸업자가 51만 7,000명이니 55.8%정도가 공시를 준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합격비율이 1.8%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다수가 또 시험준비를 한다는 점입니다.

청년취업절벽이 만들어낸 사회의 악순환을 겪는 청년들의 고통에 깊이 절감하게 됩니다.


배울만큼 배운 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취업공부를 일상적으로 해야 하는 현실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보수정권의 무능과 정책부재로 인해 청년취업의 기회와 다양성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에서,

5월에 들어설 차기정권의 일자리정책에 대한 비전과 철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유엔 지속가능위원회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행복 리포트 2016’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조사 국가 158개국 중 122위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습니다.


내 인생의 방향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있느냐를 평가하는 생애선택자유지수에서도

전년도 116위보다도 떨어졌을 뿐 아니라 세계행복지수 58위보다도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생애주기에서 가장 진취적이고 열정이 강한 청년기에 겪는 취업절벽은 큰 고통입니다.

사회진입 초기부터 청년층을 고통받게 하는 나라에서 밝은 미래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가장 능동적인 복지는 좋은 일자리라는 점에서 사회전반의 대개혁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