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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더불어삶

공존,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


  은하계에서 유일하게 생명이 살 수 있는 터전이 지구입니다.

수십 억 년 된 지구의 자연이 보여주는 최우선의 진리는 공존입니다.


일반적인 의미의 공존이란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한다’는 뜻인데요,

먹이사슬에 따라 우열은 존재하지만 다른 종을 멸종시키지는 않습니다.


어떤 부분이든 원칙이 있으면 늘 예외가 있습니다.

생명체 중에서 지구에 가장 늦게 등장한 인간종이 공존의 질서를 파괴해 왔습니다.

인간에 의해 멸종된 종은 헤아릴 수도 없으며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끝없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파괴의 잔치를 이젠 끝내야 합니다.


다른 종, 다른 생명과의 공존은 더불어 살아가는 정도면 된다는 점에서, 탐욕을 줄이고 다른 생명들이 자연의 질서에 따라 살 수 있도록 놔두면 됩니다.


멸종시킨 동물을 복원하느라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일 일없이 더 파괴하지 않으면 됩니다.

자연의 질서에 개입하는 오만과 군림하려는 탐욕을 버릴 때 모두가 더불어 살 수 있습니다.

인간이 자연에 전혀 개입하지 않을 때 자연은 본연의 임무를 더욱 충실하게 이행하기 때문이죠.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건설한 수많은 도시에는 많은 동물들이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동물이 비둘기인데요, 도처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조류가 되었습니다.


과거 오랫동안 국가행사나 기타 대형행사가 벌어지면 늘 비둘기를 날려 보내곤 했습니다.

날려 보낸 비둘기들이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고려없이 인간행사의 재물로 이용했던 거죠.


오늘날 우리가 볼 수 있는 비둘기들이 이들의 후손이라는 점에서 참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인간의 기억 밖에서 비둘기들이 도시를 떠나지 않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시에서 사람의 도움없이도 자생력을 이미 갖춘 비둘기들은 충분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대량 포획하여 죽이거나 새끼가 사는 둥지를 완전히 없애버리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인간이 건설한 도시의 다양한 구조물들을 자신의 집으로 만들어 비둘기들은 살아갑니다.

특히 전철 1호선 송내역 광장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광장 활용도를 볼 수 있는 곳인데요,

겨울에는 썰매장, 여름에는 야외수영장, 봄과 가을에는 호수처럼 물을 채워 놓습니다.

깊이는 불과 몇 cm 안되지만 근처 비둘기들이 와서 목도 축이고 목욕도 즐기곤 합니다.


인간을 위해 건설한 도시의 시설물들이 다른 동물에게도 크게 도움이 되고 있는 건데요,

지구의 막내이나 우등생인 인간이 하지 않았으나 꼭 해야 할 일이 이런 것이라고 봅니다.


지구에 가장 마지막으로 나타난 인간이 진화하며 잘 살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다른 동물들 덕분입니다.

그들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생태계에 인간은 그저 첫 손가락을 놓았던 것에 불과합니다.

어린이들이 자신의 침을 바른 물건을 ‘내꺼야’ 하는 것과 완전히 유사한 행보였던 거죠.





  비둘기들이 물도 먹고 먼지가 묻은 발을 닦으며 목욕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공존은 멀리있는 이상이 아니라 이렇게 현실 속에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에 인간만이 홀로 잘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은 지구상에 더 이상 없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오만으로 지구의 인내력이 시험받고 있는 지금, 인간의 겸손이 더욱 절실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