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이 먹거리 저변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계란이 기본 먹거리가 된 상황에서 혼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공장식 축산업체에서 거의 공급해 왔음에도 관리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기자회견을 연 12개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닭 사육농가는 그동안 살충제 잔류량검사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번에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늘 그랬던 것처럼 국민들은 부담없이 계란을 섭취했을 거라는 점에서 참 심각한 일입니다.
계란 살충제 파동이 일어나자 계란소비가 큰 폭으로 줄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강에 유익한 먹거리를 찾는 상황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이 외면받는 것은 당연한데요,
프라이팬에 콩 볶듯이 크게 놀라고 빨리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우려됩니다.
급한 국민성과 다른 사건으로 사건을 덮어 해결되는(?)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죠.
정부의 신속한 조사 후 일부 살충제검출농장을 제외한 다수 농장의 계란은 판매중입니다.
하지만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은 일시적인 사건으로 종결할 일이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살충제 계란사건의 본질은 살충제가 아니라 극히 열악한 공장식 축산에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산란계 닭 사육농장은 약 140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농장의 대부분은 철창 케이지에 닭을 감금해 기르는 공장식 축산방식으로 운영됩니다.
한 마리당 케이지면적은 약 가로 20cm 세로 25cm로, A4 복사용지보다도 작은 공간인데요,
좁고 비위생적인 공간에서 닭들은 평생 스트레스와 고통에 시달리며 산란하다 죽어갑니다.
국립축산과학원이 120개 농장 1400만 마리의 산란계를 조사한 결과 닭 진드기 발병률은 94%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열악한 사육공간에서 100% 발생이 아닌 것이 이상할 정도죠.
사람도 콘크리트보다는 땅을 밟고 사는 것이 건강에 가장 좋은 것처럼 닭 또한 그렇습니다.
특히 스스로 흙목욕을 하면서 진드기등 기생충을 없애는 닭의 습성을 무시하는 케이지는
닭의 본성을 철저히 외면한, 오직 인간의 수익과 공급만 의식한 잔인한 행태라 하겠습니다.
이번 살충제 계란파동이 복잡해 보이지만 해결책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동물복지를 철저하게 시행하고 지나친 과소비를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답이라고 봅니다.
다이어트가 시대 화두가 된 사실은 식탐의 부끄러운 단면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계란의 지나친 소비가 잔인한 사육을 부추긴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이 시대는 대량공급 대량소비단계를 넘어 과다공급 과다소비의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동물성식품의 과다소비는 동물학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과소비자제가 정말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너무 먹지 못해서 건강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너무 먹어서 문제가 된 시대입니다.
지금은 계란이 저렴한 먹거리의 대명사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귀한 먹거리에 속했습니다.
다음, 가축을 먹거리를 생산하는 기계가 아니라 생명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정상적인 환경에서 자라는 암탉은 이틀에 한 번꼴로 30분간 흙 목욕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한 닭은 지극히 건강하며 생산하는 계란도 더욱 신선하고 맛이 좋을 것은 당연합니다.
공장식 축산에서 생산한 계란보다는 가격이 비싸겠지만 비싼 만큼 제 값을 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필요에 의해 사육되는 동물이지만 사는 동안은 본성에 맞게 살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지구의 막내인 인간이 지구를 터 잡아 사는 동물과 더불어 사는 방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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