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장 충격적인 뉴스는 단연 장충기 문자입니다.
시사인에서 언론유력인사들이 삼성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에게 보낸 문자를 공개했는데요,
연합뉴스와 CBS를 포함한 다양한 언론사 인물들의 행태를 볼 수 있습니다.
한 종합일간지 편집국장은 “협찬액을 지난해 7억원보다 1억원 늘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앞으로 좋은 기사,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다”고 했더군요.
통신사 간부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 보도와 관련해 “누워계시는 이건희 회장님을 소재로 돈을 뜯어내려는 자들이 있다”는 안부 문자를 보냈습니다.
한 경제지 퇴직간부는 “사외이사 한자리 부탁드린다”고 청탁했고 종교방송사의 전직 간부는 삼성전자 입사시험을 본 아들의 이름과 수험번호를 적어 보내며 취업을 부탁했습니다.
광고, 사외이사, 자녀채용 등의 각종 청탁과 관련정보 보고도 경악스런 일인데요,
기사로 보답하겠다’는 충성맹세에 이르면 더 이상 말이 필요없는 지경이더군요.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삼성공화국이라는 부끄러운 빈정거림이 떠돌았습니다.
‘믿거나 말거나’가 아닌 심증과 물증이 적지 않았던 이 나라의 명백한 부끄러움이었는데요,
이번에 사익을 위한 자발적 삼성 언론부역자들의 일부 실상이 만천하에 알려진 것입니다.
언론인의 자격이 실종된 해당 언론인들의 행태를 보면서 앵벌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앵벌이란 ‘불량배의 부림을 받는 어린이가 구걸이나 도둑질 따위로 돈벌이하는 짓’을 말합니다.
못된 불량배로부터 부림을 받는 어린이들은 힘이 없어 불량배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사회정의를 위한 강력한 무기인 언론의 힘을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과 동시에
삼성이라는 일개 기업에 온갖 청탁등 사익을 추구해 왔다는 점에서 훨씬 나쁘다고 봅니다.
삼성의 막강한 금력이 이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상황에서 공익을 위해 견제해야 할 언론이,
스스로 쓰임을 자청한 비굴함의 극치를 보면서 한탄하지 않을 국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특히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수백억의 혈세를 지원받는 연합통신 간부의 행태는 가관입니다.
사회정의를 위한 중립성과 공정성, 언론자유를 위한 기본적인 관리가 실종되었다는 점에서,
적폐청산중 가장 긴급한 부분중 하나가 언론개혁이라는 사실을 한층 절감하게 됩니다.
이명박이후 권력에 장악된 대다수 주류언론들은 스스로 사회의 목탁이기를 포기했습니다.
부회장급인 미래전략실 월급사장에게 이처럼 다양한 청탁을 해온 상황을 지켜보노라니,
삼성소유주인 이건희와 이재용에게는 또 얼마나 많은 청탁을 했을지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아마도 삼성은 대한민국의 힘이 흐르는 각 요충지에서 금력그물망으로 관리해 왔을 겁니다.
이번에 실상이 명백히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재용 재판결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집니다.
박근혜와 최순실, 그리고 이재용의 죄는 처벌받아야 할 명명백백한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은 봉건적 삼성공화국이 아니라 국민의 진정한 민주공화국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돈과 사익을 위해 노골적으로 구걸하는 언론앵벌이와 불량배가 부리는 어린이가 뭐가 다른지 모를 일입니다.
사회의 공기인 언론을 사익을 위해 버린 자들은 스스로 언론계에서 사라져야 마땅합니다.
언론인으로 행세하면서 언론을 시궁창으로 내모는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됩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지만 그 펜을 스스로 부러뜨렸다면 펜이 갈 곳은 쓰레기장일 뿐입니다.
장충기문자가 시궁창에 서식하는 언론기레기를 청산하는 역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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