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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일상에서

애견 보람이 수목장묘에 다녀오다

 

  지난 6월 13일 11살의 말티즈 보람이가 별이 되었지요.


근무중에 소식을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중병이라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저 준비에 불과하더군요.

 

그렇게 보람이를 보내고 처음 맞는 추석날,
보람이 수목장묘에 다녀왔습니다.

 

법적으로는 강아지가 별이 되면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거나,
애견전문장례업체에 의뢰해서 화장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같은 애견을 폐기물로 취급해서 쓰레기 봉투에 넣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고,
화장을 원하지 않을 경우 부득이 선택하게 되는 것이 매장인데요,

최선의 선택이 불법이라는 현실에 답답해 집니다.

 

어쨌든 시골에서 그런 부분은 선택의 여지가 넓어 좋더군요.
사람의 인적이 드문 정말 좋은 장소를 골라서 수목장을 치렀거든요.

 

 

 

 

 

 

  보람이가 별이 된지 3개월이 넘었지만 가슴에 묻는다는 말을 자주 실감합니다.
강아지에 대한 마음도 그런데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요.

 

반려동물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가슴이 아픈가 봅니다.
전 세계 70억의 사람이 모두 비슷한 것 같아도,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은 한정되어 있듯이 함께 살아온 애견도 그런 존재거든요.

 

세상의 수 많은 장미중에서 어린왕자에게는 자신의 별에 사는 장미가 가장 소중한 것처럼 말이죠.

 

 

 

 

 

 

  동물행동학자 패트리사 맥코넬에 따르면,
죽은 애견을 애도하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을 애도하는 것과 같은 단계를 거친다고 합니다.


부정-노여움-슬픔-최후 인정의 단계를 거친다는 건데요,

인정의 단계인지는 몰라도 삶과 죽음은 생명가진 존재의 운명임을 깊이 체득하게 됩니다.


사는동안 더 착하게, 더 올바르게, 더 아름답게 살아야겠다고 마음의 밭을 정리합니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말이죠.

 

 

 

 

  야생화를 준비해서 보람이 묘에 올려 주고 주변을 다독거리며 아픔을 사랑으로 채워 봅니다.
예전에 보람이를 안고 있을 때 했던 것처럼, 꼭 그렇게...

 

"자주 오지 못해도 항상 함께 하는 거 알지, 사랑한다, 보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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