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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그스토리

유기견 발생원인 8 화 - 암컷 강아지 발정기 가출

 

  이웃에 사시는 분이 처음 보는 시츄를 앞에 세우고 오셨습니다.
노끈으로 목줄을 만들어 데리고 오신 것을 보고 염려했더니 역시 유기견이라면서 본 적이 있는지 묻네요.

 

동네의 강아지들은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처음보는 강아지였죠.
사거리 코너의 전봇대에 누군가 묶어 놓은 것을 보고 위험해서 데리고 오셨다고 하더군요.

 

순간, 이웃 동네 분의 믹스견이 며칠 전에 가출해서 지금까지 들어오지 않았고,
그 동네에 사는 개식용하는 몇 사람이 개 잡는 이야기를 전날 했다는 유언비어가 머리에 불을 켜더군요.
잃어 버린 개의 가족이 울며불며 찾아다닌다는 소식을 바로 얼마 전에 들었거든요.

 

 

혹시 그 가족이 잃어 버린 개를 대신해서 시츄를 키우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되었죠.
전화번호를 수소문하여 연락해보니 직접 보고 입양을 결정하겠다기에 기대를 갖고 기다렸습니다.

 

 

 


  잠시 후 모자가 와서 시츄의 외모를 상세히 살피더니 온 가족이 의논한 후 연락주겠다며 가더군요.

얼마 후 시츄가 너무 작아서 집지키는 일을 못할 것같아 입양은 안되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길거리를 떠도는 생명을 새로운 가족과 만나게 해 주려는 기대가 차디찬 바닥에 떨어져 버렸지만,
온순함의 대명사인 시츄보고 마당에서 집을 지키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이므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요.

 

심란한 마음에 시츄의 얼굴을 쳐다보니 자기도 심란한지 계속 쳐다보면서 끙끙대더군요.
문득, 유기견을 밖에 데리고 나가 개가 가는대로 따라 갔더니 자기 집을 찾더라는 어떤 글이 떠올랐습니다.

 

'그래, 너의 지능을 믿어 보마~'

 

 

 

 

  처음 발견되었다는 장소로 데려가서 시츄 강아지가 가려는 방향대로 그냥 따라 갔습니다.
한 방향으로 쭉 가지 않고 이쪽 저쪽 돌며 방황해서 왠지 믿음이 안갔지만 계속 가보기로 했지요.

 

냄새도 맡게하고 이웃 분들에게 확인도 해 보았지만 아신다는 분들이 없어서 참 답답하더군요.
처음 데리고 오셨던 분에게 시츄를 되돌려 보내고 계속 가족을 수소문해 보았습니다.

 

 

다음날 저녁, 동네뉴스의 집결장인 체육공원에서 잠시 보호했던 시츄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시츄를 임시로 맡게 된 집을 지나던 가족이 개짖는 소리를 듣고 우연히 들어와 시츄와 상봉했다네요.

 

기적이 먼 나라 먼 곳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들으니 정말 기뻤습니다.
그 집 사정상 시츄를 계속 보호할 수 없어 다음날 보호소에 보낼 것을 생각했다니 정말 기적이었죠.

가장 기막힌 사실은 시츄가 발정 끝 무렵에 가출했다는 점이었죠.

 

  강아지가 두 블럭 떨어진 이 곳까지 왔을 줄을 몰랐기에 가족들은 가까운 동네만 찾으러 다녔다고 합니다.
사실 강아지의 행동반경을 고려해 보면 집에서 두 블럭은 아주 가까운 거리인데 그 점이 아쉽더군요.

 

 

 

 

  발정기 가출은 암컷 페로몬을 접한 성숙한 수컷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거죠.
많이들 보셨겠지만 암컷이 발정하게 되면 동네 수컷들이 문 앞에 줄서 있잖아요..^^

 

이러한 수컷들의 반응에 맞춰서 암컷이 가출하는 사례를 간혹 접하게 됩니다.
암컷을 키우시는 분들께서는 발정기 후에는 현관문을 여닫으실 때 항상 강아지를 살펴 보셔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