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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그스토리

슈나우저 가출

 
  얼마전 지인이 기르는 슈나우저 강아지가 집을 나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지요.

잠깐 문을 열어놓고 청소하는 사이에 문밖으로 뛰어 나간 것입니다.


바로 쫓아가서 이름을 부르니 먼 발치에서 한번 보고는 다른 방향으로 재빨리 사라져버렸다네요.

평소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놀도록 자유롭게 풀어 놓고 키우는데도 어디론가 달리고 싶었나 봅니다.


그날 내내 지인 가족들이 온 동네를 돌아다녀보았지만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혹시 누군가의 신고로 유기동물보호소에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래 시스템에서 검색해 보았습니다.

 

 


  있을만한 모든 보호소를 검색해 보았는데 우리가 찾고 있는 슈나우저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나 누군가에게 포획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파오더군요.
슈나가 노견이고 많이 말라서 아픈 외형이기 때문에 키우려고 데려갔을 행운은 생각하기 어렵거든요.

 

 

  예전에 어떤 통계를 보니 집을 나온 강아지는 하루에 반경 1km 정도를 움직인다고 합니다.
때문에 집 나간지 3일 정도면 살던 동네를 완전히 벗어나서 전혀 낯선 곳으로 간다는 의미가 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강아지 스스로 집을 찾아 돌아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 집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강아지들은 집 내부의 한정된 공간안에서 주로 가족과 생활하고 있습니다.
가끔 산책할 때 외에는 밖에 나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단 집을 잃게 되면 찾아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낯선 환경에 겁을 먹고 무작정 차도로 뛰어들기도 하므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지요.

며칠 전에 버스를 타고가다 창밖을 보니 후줄근한 강아지가 무작정 도로를 건너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걱정스런 마음이 가득해지는 순간, 예전에 배웠던 '공무도하가'시가 애견버전으로 떠오르더군요.

 

'강아지여, 길을 건너지 마오
강아지는 기어코 길을 건너네
차가 그예 밀려와 강아지를 덮치나니
아~ 이를 어이할꼬~'

 

차들이 강아지를 보고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면 정말 아찔한 참극이 펼쳐졌을 거예요.

 

  지금까지도 슈나우저를 다시 찾았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애견은 평생 철이 들지 않는 어린이와 같은 가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없이 감행한 가출이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외출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애견은 모르거든요.

카이사르의 말처럼 '주사위는 이미 던져진' 상황이지만 어디에선가 살아있기를 간절히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