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아지/도그스토리

노견 요키,요크셔테리어 이야기

 

  고려장이라는 말 들어 보셨죠~


늙고 쇠약한 부모를 산에다 버렸다는 이야긴데, 설화일 뿐 역사적 사실은 아니지요.
다만 그만큼 먹고 살기 어렵다보니 씁쓸한 설화가 생겨난 게 아닌가 싶어요.

 

얼마전 모친의 장례식을 치르던 세 자녀가 부의금만 챙기고 사라졌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부모의 시신도 거두지 않고 돈만 챙긴 자식들을 보면서 고려장이 현실화된 느낌이 들더군요.
시신조차 유기했으니 살아 생전에는 얼마나 핍박했을지 상상이 되었거든요.

 

먹을 것은 예전보다 풍족해졌지만 사는 모습은 더 힘들어 진 시대가 현대입니다.
특히 애견관련 일을 할 때 무수히 버려지는 강아지들을 보면서 '참 힘들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죠.

 

  결혼이나 이사, 육아등을 이유로 기르던 개를 유기하는 사례들을 많이 듣고 보았지만,
가장 기가 막혔던 것은 늙고 병들었다는 이유로 약한 개를 학대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중 중년을 훌쩍 넘긴 어느 부부의 이야기가 떠오르네요.

 

부부에게는 10살이 넘은 노견, 요키가 함께하고 있었는데요,

남편은 "요키가 늙어 이빨이 몇 개 없는데도 사료를 잘 먹어서 좋다"고 말하곤 했지요.


문제는 부인이었는데, 얼굴 표정만 봐도 따뜻한 느낌이 거의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중년이 넘으면 얼굴에도 그 사람의 살아온 여정이 쌓이거든요.

 

항상 남편 혼자 요키의 식량을 구입하러 왔었는데,
어쩌다 부인이 함께 올 때면 어김없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늙어 빨리 죽을 줄 알았는데 얼마나 사료를 잘 먹는지 몰라요. 언제 죽으려나.."

"노견이 잘 먹으면 좋은 일이죠. 애견들은 사람보다 수명이 짧아서 어차피 먼저 가는데요 뭘."


안타까운 마음에 설득조로 말하면 싸늘한 얼굴로 한마디를 덧붙이던 여성이었죠.

 

"사료값도 아까워 죽겠어요." 
"........"

 

 

 

  부인의 몰인정한 말을 듣고도 남편이 전혀 반박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백그라운드조차 없는 늙고 쇠약한 요키의 앞날이 염려되더군요.

몇 개월이 지난 후 더 이상 부부는 오지 않았고, 요키의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부인에게 꽉 쥐어잡힌 남편이 부인에게 밀려 요키를 포기한 것인지,
요키가 그 부인의 기세에 눌려 병을 얻어 별이 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지요.

 

분명한 사실은 이처럼 노견을 학대하거나 버리는 사람들이 항상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일을 내려다 보는 하늘아래 마치 아무일도 행하지 않았던 것처럼 살고 있겠죠.

 

 

 

 

  지금도 길을 지나다 가족과 산책하는 요키 강아지를 볼 때면,
부부의 기울어진 틈바구니에서 힘들게 살았을 노견 요키가 떠오르곤 합니다.

 

단언컨대, 무지개다리 건널때까지 키우지 않을 분들은 절대 입양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