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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사회이슈

재벌, 문어발 확장, 개혁시급


  최근 동네 사거리 상권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던 빵집과 마트가 재벌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변했더군요.


두 업소 모두 그 장소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온 상황이라 일순 경악했습니다.

고정단골을 많이 확보했을 업소조차 재벌에는 견디지 못했다는 증거였기 때문이죠.


사실 이러한 사례는 굳이 지켜보지 않아도 대한민국에서는 일상다반사가 되었습니다.

소비자인 국민들도 재벌대기업에서 운영한다고 나쁠 게 뭐 있느냐는 인식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진다면 최대 수혜자는 국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재벌이란 ‘여러 개의 기업을 거느리며 막강한 재력과 거대한 자본을 가지고 있는 자본가나 기업가의 무리’를 의미합니다.


유사 기업가집단은 일본이나 서구에도 있으나 우리나라의 재벌은 아주 독특한 존재입니다.

영어조차 재벌이라는 단어는 한국의 재벌음을 그대로 표현했으니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경제력이 약했던 개발초기에는 재벌위주의 전략이 국가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재벌의 문어발 확장, 과도한 경제력 집중이 갈수록 극심해진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재벌계열사수는 919곳에서 985곳으로 66곳(7.18%)이 증가한 상황입니다.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80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전년보다 46조원(6%) 늘었고,

20대 재벌은 계열사를 늘려서 영업이익은 많았으나 일자리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20대 재벌이 거둔 영업이익은 58조8873억원에서 69조9222억원으로 11조1349억원(18.74%) 증가했다고 합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명백한 증거라 하겠습니다.


창업1세를 지나 2, 3세를 경과하다보니 일가의 밥그릇이 더 필요해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동네마트나 빵집같은 골목상권까지 무제한, 무차별적으로 삼키는 공룡이 된 상황입니다.





  경제 생태계의 공룡이 된 재벌이 국가경제의 가장 큰 근심으로 자리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막대한 자본으로 기득 권력과 결합한 이후 무엇이든지 먹는 거악공룡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구 생명진화역사에서 보여주듯 공룡의 멸종은 우리 종인 포유류의 융성을 가져왔습니다.

공룡이 거대한 체구와 무한한 식욕으로 지구를 계속 휩쓸었다면 인간 종은 존재하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재벌개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경제생태계의 복원을 위해 필수적인 과업으로 다가왔습니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민주3기정부는 사람중심경제, 소득주도중심경제를 주창하고 있으며,

재벌개혁의 전도사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거는 기대가 매우 큰 상황입니다.





  하지만 재벌공화국을 만든 재벌의 막강함에 눌려서인지, 시간을 너무 재는 것인지 아직 가시적 성과가 없어 답답합니다.

갈수록 악화되는 소득과 경제 불평등, 양극화를 해결하려면 반드시 재벌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나 자주 자행되는 재벌일가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와 각종 편법을 통한 경영권과 부의 세습을 막아야 합니다.

강자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이 된 경제생태계를 공정생태계로 복원하지 않는다면 '그들만의 세상만 커질 뿐'이기 때문입니다.





  일상 대부분을 지배하는 재벌 문어발의 촉수를 느끼는 삶, 더불어 살기에 너무 어려운 삶입니다.

생활의 모든 것에 스며든 재벌의 입김을 보면서 이스라엘처럼 강력한 재벌 개혁이 되어야 한다는 간절함을 느낍니다.


정권초기인 지금 재벌을 개혁하지 못한다면 시간은 늘 그랬듯 강고한 재벌의 편에 서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집권 5개월이 된 문재인정부가 어떻게 재벌개혁을 해낼 것인지 냉철하게 지켜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