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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보수 노인층분들을 만나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 아침의 서울행 전철,
한국전 참전용사임을 온 몸으로 보여주시는 노인분들과 같은 객실에 탔습니다.

 

조용한 전철에서 큰 목소리로 대화하시니 별 수 없이 듣게 되었지요.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 선거이야기만 하시는데요,
무조건 지지, 묻지마 투표에는 합당한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보수 노인층으로 불리는 그 분들 중에 단 한분이라도
자신들이 기득권층의 굳건한 진지라는 사실이 올바른 것인지 자문해 보신 적은 있는지 묻고 싶더군요.

 

  젊은 시절에 참전한 이 분들은 북한에 대한 증오를 평생 잊을 수 없겠지요.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증오는 증오를, 악은 그저 악을 부를 뿐이라는 점에서,
남북간의 문제를 증오나 현재와 같은 대결구도로는 절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 근세사의 최대 비극인 한국전쟁은 종전이 아닌 휴전으로 종료된 상황이라,
전쟁도발자 북한에 대한 경계와 감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항상 요구됩니다.

 

문제는 평화와 통일이 아닌 기득권유지를 위해 대결과 전쟁을 조장하는 세력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민족내전의 치유가 아닌 확대 재생산으로 현재의 휴전상태를 유지하면서 이익을 도모하는 거죠.

 

 


 
  국가에 대한 이분들의 충성심을 기득권세력들이 악용하는 행태를 보면 참 황당합니다.
맞대결시위나 행사에 동원되는 관변단체들의 활약상을 모르는 국민들이 없거든요.

 

노구에 자천타천으로 이용당하는 분들을 보면서 존경심을 느낄 국민들은 아마 없을 겁니다.
존경은 커녕 '가스통 할배'등으로 비아냥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진보를 말하면 좌파라거나 친북, 나아가 종북이라며 격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북한의 김씨공산왕조는 우리 역사의 사생아로 극복해야 할 대상에 불과한데도 말이죠.

 

 

 

 

  사전적 의미를 보면,
보수란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적인 것을 옹호유지하려는 것을 의미하며,
진보란 역사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진보를 좌파, 보수를 우파라고 하는데요, 프랑스 대혁명에서 유래합니다.
국민회의에서 왼쪽에는 왕정격파와 프랑스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는 공화파가 앉았고
오른쪽에는 왕정체제를 유지하고자 하는 왕당파가 앉았기 때문이죠.

 

 


  개념에 담긴 역사를 보면 보수나 진보라는 용어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인 남북분단과 6.25전쟁으로 인해 개념혼란이 생긴 거죠.

해방 후 남쪽은 우파, 북쪽은 좌파로 나뉜 채 발발한 전쟁후 좌파는 북한을 의미하게 되었거든요.

 

이후 이승만부터 박정희, 전두환독재정권은 자신들에 반대하는 세력을 좌파, 빨갱이라며 탄압한 것입니다.

유선전화기조차 드물던 시대애 악용했던 수법을 전국민 스마트폰시대인 지금까지 악용하는 것을 보면
편가르기로 누려왔던 막대한 이익에 기득권세력이 상당한 미련을 갖고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됩니다.

 

 

 

 

  오래전 읽은 리영희 교수의 저서 제목이 떠오릅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단언하건대 무조건적인 보수나 무조건적인 진보는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해서 보수와 진보는 함께 나르는 새가 되어야 하거든요.


보수가 독재가 아니듯 진보는 친북이나 종북이 아니라는 점에서 묵은 편가르기는 이제 끝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무조건적인 투표행태를 보이는 보수노인층들에게 큰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6.4지방선거에서 투표참관인으로 일했던 지인의 말을 들으니 참 씁쓸하더군요.

 

"투표장에 들어온 어르신 대부분이 '난 정신없어 누굴 찍어야 할지 몰라'하면서
하나같이 같은 번호를 찍어 접지도 않은 채 투표함에 넣던데"

 

  그분들이 진정 자신과 후손의 행복을 원한다면 사회가 평화롭게 발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당신들이 겪었던 전쟁을 후손들이 겪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더 큰 자식사랑은 없다는 점에서,
전쟁이나 대결을 조장하는 세력들의 보루로 전락한 현실에 안타까워하는 국민이 저만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