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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역사사색

진보를 위한 사색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다수 당선되었습니다.


그중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전지역 국민의 관심을 모았었죠.

 

조희연후보의 당선은 아들의 아고라 글이 일등공신이었다는 점에서,
아버지를 존경하는 진정성있는 글에 서울시민의 마음이 크게 움직였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매우 잘못된 교육현실을 바꾸려는 국민들의 진보적 선택을 보면서,
역사를 보면 두 부류의 인간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세상을 살면서 누군가 꼭 해야 할 일인데 왜 내가 해야 하나?

하면서 안하는 사람과,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인데 왜 내가 하면 안되나?

기꺼이 실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

 

세상에 필요한 일이라고 해서 반드시 그 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동참하지는 않습니다.
필요한 일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자기가 처한 환경과 위치, 이해관계에 따라 항상 다르기 때문이지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당선인

 

 
  우리나라 근현대사에서 세 가지만 살펴 봅니다.

 

일제시기 대부분의 국민은 일제에 협조하며 일상을 이어 갔지만,
나라의 독립에 모든 가치를 둔 소수는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기꺼이 만주로 떠났습니다.

 

박정희 정권때도 대부분의 국민은 독재정권하에서 조용히 살았지만,
자유와 민주, 정의에 대한 가치를 포기할 수 없었던 민주투사들은 감옥과 죽음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전두환의 군사쿠데타시에도 다수의 국민은 폭력이 두려워 숨을 죽였지만,
광주시민들은 폭력과 고문, 죽음을 두려워 하지 않고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원, 경찰과 대치하는 광주시민들

 

  위 세 가지 사례에서 나라의 독립, 독재정권으로부터의 민주화는 반드시 이뤄야 할 일이었죠.
그럼에도 다수가 침묵,동조했기에 독립과 민주화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속에서도 많은 세월이 흘러야 했습니다.

 

어떤 제도와 이해관계가 맞고 그 제도에서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무조건 그 제도를 지키고 싶어합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최소한의 땜질조차 허용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부류이지요.

 

이에 반해 진보는 사회의 모순을 변화와 개혁을 통하여 점진적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행동방식입니다.
인간의 정신, 문명, 역사 등이 점차 발전한다고 하는 역사발전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지요.

 

 

 

  부르봉왕조의 절대부패에 맞선 프랑스 국민이 없었다면 인류정신의 진보는 한참 늦어졌을 겁니다.
그처럼 어떤 사회든 많은 모순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결해야 할 문제 또한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나은 사회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임에도, 문제가 썪어 냄새가 진동해도,
기득권층이 자발적으로 개선하는 경우는 보기 드물다는 것이 역사가 보여주는 진실입니다.

 

최근 선거에서 진보교육감이 다수 당선되자 집권당에서 임명제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있었던 것처럼,
진보는 기득권층의 강력하고 집요한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것 또한 진실입니다.

 

 

 

 

현재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제 삶에만 급급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단지 덮어만 둔다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썩어들어가서 후손들에게 큰 짐을 지운다는 것도 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을 기꺼이 앞장서서 하는 사람들에게 늘 감사하게 됩니다.
이번에 재선된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교육감처럼 민주화와 시민운동에 평생 헌신하신 분들 말이죠.

 

 

 

 

자신의 소중한 재산과 시간, 정력을 개인의 이익보다는 공공선을 위해 열정을 불태웠던 분들처럼
진보는 누군가 고쳐야 할 사회의 모순을 고쳐야 한다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행동하는 양심이 인간사회를, 역사를 이만큼이나마 발전시켜 왔다는 점에서,
한번뿐인 소중한 삶을 자신과 일가족의 복리만이 아니라 공동의 복리를 위해 애쓴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사회의 진보를 위해 노력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