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월 1일 비폭력 만세운동에서 일제의 잔악한 총검에 스러져간 민족의 아픔을 보면,
사망자 7만 5백 명, 부상자 1만 9천명, 검거당한 사람이 4만 6천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운동에 참가한 국민이 202만여 명으로 다수 국민이 참가한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민족운동이었죠.
민족의 독립을 위해 만세를 외치며 일어선 님들이 계셔 그나마 민족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지난 2월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박정희 기념도서관이 개관되었습니다.
1999년 김대중대통령의 건립약속 이후 소송등의 우여곡절끝에 13년만에 문이 열린 거죠.
개관식에 참석한 기념관 주인의 딸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런 말을 했더군요.
"소중한 배움의 장이 될 것이며 국민이 만들어낸 자랑스런 역사"라 했다는데 정말 동감하기 어렵네요.
박정희는 악랄하게 독립군을 탄압했던 일제시대에는 만주국의 장교로 근무한 친일파였고,
4.19혁명을 군사쿠데타로 뒤엎고 유신독재로 무수한 국민의 인권과 목숨을 유린한 독재자입니다.
궁정동 안가에서 어린 연예인들과 술자리도중 부하에게 최후를 맞을 때까지 독재를 지속하던 자였죠.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과정에서 추진력을 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독재와 인권탄압으로 일관하여,
도저히 민주국가의 수반으로 보기에는 여러가지 하자가 많았던 것 또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이번에 기념관까지 개관한 것을 보니, 더우기 삼일절에 느끼는 감회는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역사는 기념할 것도 있지만 반드시 청산해야 할 것도 있는데 친일파청산은 그중 대표적인 것입니다.
잘못된 과거에 대한 청산없이 무조건적인 용서나 화해는 올바른 역사정신, 민족정기에 어긋난다는 것을,
해방이후 프랑스에서 행해진 나치스 부역자에 대한 준엄한 처단은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친일파에 대한 최소한의 청산조차 없었던 우리 역사의 부끄러움이 기념관으로 나타난 거라고 봐야겠죠.
일부 수구언론에서 이승만과 박정희를 연결하여 미화하는 것은 자신들의 기반을 지속강화하려는 것인데,
민족을 배반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유린한 독재자를 기념한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시대착오입니다.
그처럼 잘못된 일에 국고 200억원까지 투입하여 수구세력의 자화자찬 공간을 만들어 준 셈이니 한심하네요.
또한 기념관에서 나눠준 홍보 팸플릿에는 기념관 건립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조국 근대화에 일생을 바친 박 대통령의 치적이 전시되어 있고 각 전시물에는 위대한 지도자를
추모하는 온 국민의 염원이 깃들어 있습니다.
아무쪼록 뜻 깊은 관람을 통해 위대한 선각자의 정신과 역사를 배우고 이를 밀알로 삼아 앞으로 영원히 지속될
조국의 발전에 기여하시길 기대합니다'
'위대한 지도자라~' 읽다 보니 뭔가 울컥 치미는 것을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정희 기념관은 일부수구세력에서 칭송하는 한 면만 전시하고 과거를 은폐하며 자화자찬하는 공간이 아니라,
잘한 것과 잘못한 것을 두루 전시하여 참다운 배움의 장, 국민의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봅니다.
친일파후손에 대한 재산환수까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올바른 역사세우기에 반하기 때문이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느 후손들이 힘들고 어려운 정의를 위해 목숨을 걸겠어요.
이 점에서 이번 박정희기념관은 뭘 기념하자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역사의 혼돈입니다.
명칭부터 전시관이나 도서관으로 변경하는 것이 민주국민들의 정서에 그나마 부합할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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