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에 수많은 사상가가 명멸했지만 가장 위대한 철학자는 단연 소크라테스일 것입니다.
이 책은 제자 플라톤이 스승의 위대한 사상과 진실한 정신을 알리기 위해 저술한, 매우 유명한 고전이죠.
짧은 대화편으로 서술된 '크리톤'과 '파이돈'등이 함께 엮어져 있지만 정수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입니다.
아테네에서 석공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산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소크라테스는,
변설에만 능한 소피스트들에 반대하여 철학적 대화로 거리의 시민들이 스스로의 무지를 깨닫도록 노력합니다.
그의 사상은 청년들에게 많은 감화를 주었지만, 소피스트와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고발되어 재판을 받게 됩니다.
신에 대한 불경과 청년 선동죄에 관한 재판이 열린 시기는 BC 399년, 소크라테스의 나이 70세 때의 일이었죠.
그 당시 아테네의 재판은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의 투표로 유무죄를 결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재판이 벌어졌을 당시 28세였던 플라톤은 스승의 재판과정을 방청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돈으로 매수하여 탈옥하라는 지인들의 간청도 외면하고 담대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스승 소크라테스의 모습을,
노년을 핑계로 목숨을 구걸하지 않고, 사형선고후에도 기꺼이 죽음을 마주하는 용기를 감동적으로 표사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저서를 남기지 않았으므로 이 책이 소크라테스를 진솔하게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결정하는 배심원 앞에서도, 지혜를 사랑하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것을 역설하던 소크라테스!
최고의 가치인 진리와 지혜는 학문보다는 적극적인 덕행으로 얻어진다며 평생 가르쳐온 진실을 굽히지 않습니다.
살려달라고, 노인이라고, 굽신거리길 기대한 배심원들의 일반적인 기대는 사라지고 오히려 반발심이 커져 갑니다.
그 결과 배심원단에 의해 사형이 확정되었음에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당당함에 진한 감동을 받게 됩니다.
읽을 때마다 깊은 감명과 성찰을 안겨주는 책이라서 그런지 여러번 읽게 되는 명저이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가장 존경하는 철학자로 소크라테스를 선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제 우리는 떠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부터 사형을 받기 위하여,
그리고 여러분들은 살기 위하여...
그러나 우리 앞에 어느 쪽이 더 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는지는
신 외에 아무도 분명히 알지 못할 것입니다."
윗 글은 사형이 결정된 후 피고에게 부여된 마지막 변론에서 소크라테스가 시민들에게 했던 말입니다.
뭇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죽음조차 하찮게 만드는 진실한 철학자의 존재감을 느끼게 되더군요.
후세 사람들이 왜 소크라테스를 성인이라고 했는지, 왜 참된 철학자라고 부르는지 자각하게 되는 순간이죠.
외모는 추남이 분명하며 악처로 유명한 부인앞에서는 '고개숙인 남자'로 알려진 철학자!
사실 어떤 여자든 남편이 생활비는 벌어오지 않고 돈안되는 철학만 한다면 거의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하긴 철학자가 생계수단에 밝아 재테크까지 잘한다면 참된 의미의 철학자는 아니죠. 사색할 시간이 없잖아요.
스승의 죽음은 플라톤이 민주정에 대한 반감으로 귀족정을 선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플라톤은 이 책 한 권만으로도 훌륭한 스승의 뛰어난 제자임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독서하기 좋은 계절, 가을닮은 철학책 한 권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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