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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도서리뷰

로마인 이야기

  예전에 매년 한 권씩 나올 때마다 기다리며 읽은 이후 이번에 두번째로 읽었습니다.
저자는 '십자군 이야기'를 저술중인데 왜 지금 로마사인지, 왜 다시 읽고 싶어진 것인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읽고 싶더군요.

[로마인 이야기]는 매년 한 권씩 집필하겠다는 작가의 의지로 1992년에 시작되어 마지막 15권이 2006년에 출간된 대작입니다.

1937년 일본 동경에서 태어나 1964년 이탈리아로 건너간 저자가 30년 독학끝에 이룬 결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50대 중반에 저술을 시작해서 70대 초반에 마친 저자의 강한 열성에 애독자로서 존경심을 가지게 되지만,
행여 저술을 하지 못할까 두려워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는 의지에는 또 한번 고개가 숙여 집니다.

이 책은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한 때부터 서기 476년 서로마 제국 멸망이후 7세기까지 1,500년간의 로마 흥망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1권-5권까지 '융성기', 6권-10권까지 '안정기', 11권-15권까지 '쇠망기'의 세 단계로 나뉘며, 경제력, 기술력, 체격에서 주변 민족보다 약한 로마가 제국이 되고 유지, 소멸한 과정을 보여 줍니다.

 

 1995년에 1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와 2권 [한니발 전쟁]이 동시 출간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최근 900쇄를 넘어섰을 정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작품입니다.

오랫동안 인기를 누린 만큼 동시에 많은 비판을 받은 책이기도 합니다.
서구 중심주의, 반기독교 성향, 제국주의, 귀족 및 영웅주의, 일본 보수우익 정서와 더불어, 로마인에 심취한 저자가 지나치게 로마에 편향되어 서술한 점을 읽노라면 느끼게 되거든요.

그럼에도 처음부터 현재까지 변함없는 인기서적이 된 것은 딱딱하고 읽기 어려운 역사를, 아주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게 저술한 저자의 감탄할 만한 필력이 따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15권에 이르는 많은 양임에도 불구하고 재미가 있어서 소설처럼 쉽게 읽히거든요.

또한 철저한 사료조사와 고증을 밑바탕으로 사료가 부족한 부분은 저자의 역사적 상상으로 메꾸는 전문 역사서가 아닌 '평설'로 칭한 서술방식도 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년을 유지한 로마의 역사는 시대를 뛰어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여전히 제공해 줍니다.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와 리더쉽, 국가나 조직의 위기관리와 운영방식, 사회 인프라, 관용, 노블레스 오블리주 등등...
 
로마인이 이러한 도덕과 역량을 점점 상실하면서 로마제국은 멸망으로 떠밀려 가게 됩니다.
하지만 로마가 이룩했던 문명이 그리스문명과 더불어 서구사회에 여전히 숨쉬고 있다는 점에서,
또 서구사회가 현재 지구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많은 사색의 재료를 제공합니다.


  이 책과 함께하면서 매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역사에 관심있지만 딱딱한 역사서가 버거운 사람들과 일반인이 읽기에 아주 좋은 책입니다.
여러 개인의 삶이 만나는 장이 역사라는 점에서 삶의 지혜가 흐르는 거대한 강을 지켜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로마인 이야기] 전15권 국내 초판 출간일

1995. 09. 30 제1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1995. 09. 30 제2권 한니발 전쟁
1995. 11. 20 제3권 승자의 혼미
1996. 03. 25 제4권 율리우스 카이사르(상)
1996. 08. 10 제5권 율리우스 카이사르(하)
1997. 09. 05 제6권 팍스 로마나
1998. 12. 30 제7권 악명높은 황제들
1999. 11. 10 제8권 위기와 극복
2000. 11. 13 제9권 현제의 세기
2002. 03. 15 제10권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2003. 01. 30 제11권 종말의 시작
2004. 02. 20 제12권 위기로 치닫는 제국
2005. 03. 02 제13권 최후의 노력
2006. 02. 10 제14권 그리스도의 승리
2007. 02. 05 제15권 로마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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