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점포에서 69세 어르신의 구직활동이야기를 들었습니다.
60이 넘으니 식당도 인맥이 없으면 일자리가 없어서,
빌딩청소일을 알아보신다네요.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으면 언제될지 모르므로,
큰 빌딩에 무조건 들어가 경비원이나 청소원에게 일자리를 부탁하신다고 하더군요.
이처럼 적극적인 구직활동방식은 젊은이들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도대체 언제까지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100세시대라는 지금, 몇 살까지 일하고 싶나요?
한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 55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6명은 72세까지 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생활비에 보태려고', 이어 '일하는 즐거움', '무료해서', '건강유지를 위해' 순이었고,
희망하는 일자리형태는 전일제가 66.5%, 시간제가 33.5%로 집계되어 국가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장수가 보편화되어 고령화, 초고령화사회가 갑자기 현실이 된 셈인데요,
지난 40여 년 동안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 속도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연구원이 OECD 34개 회원국의 인구구조를 비교·분석한 결과를 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12.2%로 30위에 머물렀지만 증가 속도는 1위를 기록했거든요.
한국은 2000년에 고령화 사회가 됐고, 2018년 고령 사회에, 2026년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고령화속도는 LTE급인데 준비는 폴더폰급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입니다.
지난 14일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한·독·일 실버경제 기반비교' 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한국과 독일, 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소비여력 등을 비교한 결과 한국 고령가구의 소득안정성과 소비성향,
여가활동 지출, 실버산업 정부지원 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가구 경상소득 대비 고령가구의 경상소득은 독일, 일본이 각각 68%, 74%지만
한국은 47%로 절반에 못 미쳐 고령층의 상대소득이 낮아 노후대비가 부족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노후대비가 없으니 근로소득 의존도(63%)가 독일(13.4%), 일본(43.9%)과 비교해 크게 높았고,
평균소비성향도 가처분 소득의 76%로, 독일(84%), 일본(85%) 대비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특히 한국 고령가구의 보건비 지출 비중(12.9%)은 독일·일본보다 2배 높았지만
오락·문화 등 여가에 대한 지출 비중(4.9%)은 독일·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주위에서 직접 보고 듣는 고령층의 현실과 보고서에 별다른 차이가 없음을 느끼게 됩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2012년 기준 일본 전체 창업자 가운데 창업자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64세였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도 인구 4명중 1명은 고령층에 접어들고 있어 일본의 사례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나이불문하고 일자리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라는 사실은 동일하기 때문이죠.
지난 16일 갤럽이 발표한 '2013 세계 삶의 질(웰빙) 지수 순위'에서 한국은 75위에 그쳤습니다.
한국 성인 14%만이 자신의 삶이 풍요롭다고 생각했다니, 웰빙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멉니다.
사람은 행복할 권리가 있으며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습니다.
노후에까지 열심히 일하려는 국민을 위해 국가는 적극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기본적인 삶의 질을 좌우하는 생계대책과 건강, 노동 및 여가활동을 누릴 수 있도록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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