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방송된 MBC스페셜의 '노견만세'는 애견인이라면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가슴아픈 다큐였죠.
우연히 재방송을 보고 난 후 관련 내용이 책으로도 나와 있다는 것을 알고 읽게 되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여러 마리의 노견과 그들을 사랑하는 가족이 방영되었지만,
책에서는 17살의 노견인 혜화동의 찡이와 은퇴 안내견 대부가 주인공입니다.
특히 찡이에 관한 내용에서는 사람이 아닌 찡이의 입장에서 쓴 글이 인상적이더군요.
의인화라고 비판받을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충분히 동감할 수 있는 수준이라서 정말 좋았습니다.
애견가들은 자주 내 애견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항상 궁금해 하거든요.
젊었을 때는 인간의 눈이 되어 개로서의 일반적인 삶을 살지못했던 안내견 출신 대부와 한없는 사랑으로 보듬는
가족의 모습은 종간장벽을 뛰어넘은 숭고한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같은 개를 음식으로 보는 사람과 가족으로 보는 사람이 극명하게 존재하는 사회에서,
개를 가족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개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개를 볼 때 어떠한 관점을 가지고 보느냐는 각자의 자유이지만,
특별하고 순수한 관계와 배려, 조건없는 사랑을 알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책 두께는 불과 140페이지 정도이지만 끝 페이지를 덮을때 쯤이면,
가슴은 천 페이지 이상의 훈훈한 두께의 감동에 덮이게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저자는 쎙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사람과 개의 관계를 떠올리며 인용하고 있더군요.
까칠하고 이기적인 장미에게 실망하여 자기 별을 떠난 어린 왕자가,
지구에서 여우를 만나 "길들이는 것은 책임지는 것"이란 교훈을 배우게 됩니다.
버리고 온 장미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 어린 왕자는 뱀의 도움으로 다시 자기 별로 돌아가게 되죠.
개를 입양한다는 것은 책임져야 할 연약한 생명과 평생 함께 하겠다는 숭고한 약속입니다.
때문에 서로를 길들이고 서로에게 길들여지면서 항상 배려하는 순수한 사랑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와 함께 하시는 분들은 물론 앞으로 입양할 계획을 갖고 계신 모든 분들께 읽어 보시도록 권해 드립니다.
어느덧 노견이 된 제 애견들을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잘해주지 못했던 일만 생각나서 반성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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