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전 한 사회학 서적에서 읽은 글귀가 떠오릅니다.
‘앞으로의 사회는 외모가 곧 경쟁력이 될 것’이다.
그 학자의 예측대로 미용성형은 더 이상 연예인들만의 일이 아닌 시대가 되었습니다.
원래 성형수술의 목적을 넘어 미용을 위한, 즉 타고난 몸을 열렬히 수정하는 시대가 된 거죠.
그래서일까요, 가장 대중화된 보톡스나 필러등 쁘띠성형에 관한 한국소비자원의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보톡스·필러 시술 후 피해 상담은 2013년 393건, 2014년 432건, 2015년 420건으로 연평균 415건이며, 특히 필러 시술 관련 상담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소비자원에서는 보톡스나 필러는 주사제로 성형의 목적을 달성하므로 수술과 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적고, 시술 후 일상으로 빠른 복귀가 가능하나 시술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피해사례에 따르면,
필러시술후 실명, 피부괴사, 보톡스 시술후 눈꺼풀 처짐, 안면마비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수술후 부작용, 즉 성형부작용이나 기타 의료사고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발생후 의료인이 인정하고 사과하거나 신속하게 보상해주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거죠.
왜냐하면 의료 피해자가 중재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해도 병원이 중재원의 조정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는 법적 맹점이 여전하거든요.
현재 의료사고로 의심되는 경우 1372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 ARS 2번)를 통해 상담을 요청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는 법적 강제력이 없어 병원과 피해자 간 합의가 없으면 피해를 구제받기 어렵다는 점이 있고,
의료비전문가인 피해자들이 의료전문가인 의사나 병원에 맞서 소송을 하기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때문에 2014년 신해철씨 사망이후 ‘의료인 동의없이 조정이 시작되며 의료과실처벌을 강화하는 일명 ’신해철법‘이 추진되고 있으나 의료계의 반발로 국회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전에 한 방송에서 다뤘듯 의료사고 피해자들이 가장 분개하는 이유는,
의료사고가해자인 의사나 병원이 잘못을 인정하며 사과하지 않고 외면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의사도 사람인만큼 실수할 수 있지만 실수를 했다면 인정하고 보상하는 것이 도리입니다.
병원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미 심신으로 피해를 당한 피해자에게 추가적인 가해를 하는 것은 히포크라테스의 후예가 아님을 스스로 인정하는 행위에 불과할 뿐입니다.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비책이 매우 부족함에도 인터넷이나 거리에는 각종 수술을 권유하는 광고가 넘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의료사고가 의료인의 부주의등 직간접적인 과실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신해철법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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